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영업 손실은 274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20분기 만에 역성장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31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33억원)에 비해 10.5%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295억원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항공산업 규모는 커졌지만,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제주항공도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항공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6156만명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점유율 중 LCC 분담률은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늘어난 31%를 기록하는 등 국제선 여객 10명 중 3명은 LCC를 이용했다.
항공 여객 증가 등 우호적인 대외환경에 힘입어 제주항공은 LCC 1위를 넘어 ‘제3대 민영항공사’를 표방하며 현재 45호기까지 도입하고 국내외 71개 노선에 취항하는 등 공격적으로 경영했다. 그러나 LCC간 경쟁 심화 속에 무안 등 지방공항 중심으로 저조한 탑승률과 저가 운임경쟁이 발목을 잡았다. 제주항공은 상반기 국제선 공급석을 493만여석으로 전년 대비 27.1% 늘렸지만, 탑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4%포인트 줄어든 85.2%에 그쳤다.
문제는 하반기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명단) 제외 여파로 일본 여행 감소 충격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커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이 30%에 달하는 LCC의 실적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또 올해 3개의 신규 LCC가 추가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가운데 양대 대형항공사(FSC)와 총 9개 LCC가 시장을 나눠 가져야 한다.
외국 항공사와의 경쟁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7~8일 열리는 한·UAE 항공회담이 관건인데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중동 항공사의 증편 요구가 관철되면 대한항공(003490) 등의 유럽 노선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산업은 적자생존에 돌입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누가 기초체력을 얼마만큼 쌓았는지에 따라 어려운 시기를 견디는 데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