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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초월한 ‘해리포터 덕후들’
약 20년 만에 해리포터가 소환됐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스파오(SPAO)’가 지난 9일 출시한 해리포터 콜래보레이션 상품은 2시간 만에 준비수량이 전량 팔려나갔다. 같은 날 자정·정오에 실시한 온라인 판매도 4분 만에 3만장이 모두 판매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스파오는 해리포터 콜래보레이션 초도 물량으로 25만장을 준비했다. 이는 기존에 선보였던 콜래보레이션 초도 물량과 비교해 10배가량 많은 규모였지만 소비자 반응은 더욱 빨랐다.
해리포터 상품의 인기는 예견됐다. CGV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33개관에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재개봉했는데, 이 영화는 관객 26만여 명을 동원하며 이 기간 박스오피스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백 개의 영화관에서 상영된 대형 영화들 틈에서 이뤄낸 기록으로, 해리포터 콘텐츠의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해리포터는 재상영 기간 동안 좌석판매율 54.2%를 기록했다. 좌석판매율은 관객 수를 배정 좌석 수로 나눈 것으로 아침부터 심야까지 판매한 티켓을 의미한다. 즉 영화 상영 내내 절반 이상의 좌석이 찼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누적 관객 수 1위를 기록한 ‘보헤미안 랩소디’의 좌석판매율은 23.5%였다. 해리포터가 곱절로 높은 판매율을 보인 셈이다.
해리포터를 소환한 건 10대와 20대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재개봉의 경우 20대 관람 비율이 60%가 넘었으며, 10대도 9%에 달했다. 같은 기간 다른 영화의 10대와 20대의 관람 비율은 각각 4%, 39%에 불과했다. 10·20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낸 것이다.
◇1020세대, 어떻게 해리포터에 빠졌나
10·20대가 해리포터에 보이는 관심은 주목할 만하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고 자란 세대는 지금의 30대이기 때문이다.
10·20대가 해리포터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2014년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에 문을 연 해리포터 테마관을 꼽는다. 일본에서 해리포터 테마관을 접한 이들을 중심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스파오는 이 같은 흐름을 포착하고 해리포터 기획 상품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요인으로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70년 전 이야기를 다룬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의 개봉이다. 2016년 개봉한 ‘신비한 동물사전’은 460여 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으며 지난 14일 개봉한 속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21일까지 175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신비한 동물사전’의 인기로 덩달아 ‘해리포터’도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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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해리포터가 신비한 마법사의 세계를 담아내면서 ‘해리 세대’인 30대 외에도 10대와 20대로 소비층을 넓혀나고 있다”며 “해리포터는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어 모두가 좋아하는 클래식 같은 콘텐츠로 발돋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