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주유소가 왜 제일 비쌀까
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작년 한해 주유소별 소비자 판매가격은 SK에너지(096770) 상표를 단 주유소의 가격이 가장 비쌌다. ℓ당 1421.6원으로 전체 평균(1406.7원)보다 15원 정도 높았고 현대오일뱅크보다는 30원이나 비싸게 판매했다. GS칼텍스도 1409.1원으로 평균 이상의 가격을 나타냈다.
SK나 GS 주유소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첫번째 이유는 SK, GS 모두 인건비나 땅값이 비싼 대도시, 그중에서도 요지에 위치하고 있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540개 주유소 가운데 219개(40.6%)가 SK 상표를 달고 있다. GS칼텍스는 145개(26.9%)로 두번째로 많고 현대오일뱅크(80개, 14.8%), 에쓰오일(S-OIL(010950))(77개, 14.3%) 등의 순이다.
전국 1만1849개 주유소에서 각 상표가 차지하는 비율은 SK에너지 30.5%(3617개), GS칼텍스 20.9%(2473개), 현대오일뱅크 18.8%(2231개), 에쓰오일 17.8%(2110개)로 서울에서는 SK와 GS가 유독 많다. 수도권은 물론 상당수 지방 대도시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분포다. 이는 SK와 GS가 경쟁사보다 석유 정제 및 유통 사업에 먼저 뛰어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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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나 GS의 경우 OK캐시백포인트와 GS포인트라는 매력있는 유인책을 갖고 있는데다 브랜드 이미지도 높아 ℓ당 몇십원 비싸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마진을 얼마 붙일지는 각 주유소 사장들이 결정하는 문제”라며 “싸게 많이 파는 걸 좋아하는 사장도 있고 양을 적게 팔더라도 마진을 많이 붙여 이윤을 남기는 스타일도 있다. 장사가 될 만한 수준에서 가격을 책정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 공급가격이 가장 비싼 이유는
소비자 판매가격은 SK가 가장 비싸지만 정유사 공급가격을 보면 현대오일뱅크가 가장 비싸다. 더욱이 현대오일뱅크는 소비자 판매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이라 흥미롭다.
작년 기준 정유사별 공급가격은 현대오일뱅크가 ℓ당 440.5원으로 가장 비쌌다. GS칼텍스가 433.5원, SK에너지가 429.0원, 에쓰오일은 426.8원 순이다. 이렇게 각 사별로 가격 차가 나는 것은 정유사의 유통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크게 SK와 나머지 3사로 구분된다. SK의 경우 SK에너지가 원유를 정제만 하고 판매와 유통은 그룹 계열사 SK네트웍스(001740)를 활용한다. 정유사 공급가격은 SK에너지가 SK네트웍스에 판매한 가격을 의미한다. 반면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정제는 물론 판매와 유통도 맡아서 하기 때문에 각종 관리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또 다른 점은 SK와 GS는 선발주자로서 대형 대리점들과 거래 비중이 높은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개별 주유소와의 거래가 많은 편이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대규모 물량 거래시 공급가격이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가격 자유화에 주유소 거리제한까지 사라지고 완전 자유경쟁 시대가 되면서 주유소 가격 체계는 예전보다 훨씬 간단해졌다”며 “주유소들이 합리적이지 않은 가격표를 내걸고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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