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해군 함정은 1970년대 이전에는 모두 외산이었다. 1946년 10월 상륙정(LCI) 2척 인수를 시작으로 1950년대 후반 미국 해군선박 대여에 관한 한미 협정에 따라 경비함과 상륙함, 호위구축함, 고속수송함, 상륙로켓함을 도입했다. 1963년에 충무함을 도입하면서 우리 해군은 처음으로 구축함 시대를 열었다. 1970년대 초까지 해군의 주력은 구형구축함 3척과 호위구축함 3척, 호위함 4척, 수송호위함 6척이 전부였다.
해군은 1970년부터 자주적으로 국내 함정 개발을 시작했다. 800만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모은 성금을 종잣돈 삼아 한국형 고속정(PK) 학생호(PBK-1)를 건조했다. 1975년부터는 주변 해역의 해상통제권 확보를 목표로 한국형 구축함과 경비함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함정이 1500톤급 한국형 호위함 울산함이다.
|
경기함은 울산함의 대를 이은 우리 해군의 최신예 호위함이다. 지난 해 실전 배치됐다. 호위함은 대잠수함 작전을 주로 수행한다. 상륙 부대나 해상 보급 부대, 상선 선단을 호위하는 전투함이다.
서해를 지키는 해군 2함대 사령부가 경기도를 함명으로 정한 이유는 경기도가 서울과 인천을 둘러싸고 서해에 근접해 있다는 지리적 중요성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는 6·25 전쟁 당시 주요 격전지가 많아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경기함 함명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60년대 1200톤급 호위구축함(DE-71)과 1980년대 2100톤급 구축함(DD-923)이 함명으로 사용한 전례가 있다. 앞선 2척의 경기함은 미국에서 구입한 군함이다. 하지만 이번 세 번째 경기함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300톤급 함정이다. 지난 2013년 7월 진수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탐색 레이더와 중장거리 전술타격 무기체계, 음향탐지장비를 갖추고 있다. 선체를 포함해 주요 장비의 국산화 비율이 90%를 넘는다.
◇국산 유도탄 ‘해성’과 ‘청상어’ 어뢰로 무장
경기함은 아파트 11층 높이인 33.8m, 축구장과 비슷한 114m 길이에 폭은 14m 정도다. 추진기관은 디젤엔진으로 최대 출력은 5만2000 마력이다. 중형차 325대가 동시에 내는 출력과 비슷하다. 최대 속력 56km(30Kts), 순항 속력은 33Km(18Kts) 수준으로 한 번 주유로 미국 샌디에이고까지 갈 수 있다.
120여명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는 경기함은 중대형 함정인 구축함과 마찬가지로 대함·대공·대잠전이 모두 가능하다. 적 수상함 및 잠수함과 교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적 항공기와 미사일 대응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
대함 방어유도탄인 ‘램’(Ram)을 장착하고 있어 함정을 공격하는 적 항공기와 대함유도탄 등을 격추할 수 있다. 적 잠수함 공격을 위한 국산 어뢰 ‘청상어’ 6발과 함의 최종 방어 무기(근접방어무기체계)인 ‘팔랑크스’(phalanx)도 탑재하고 있다. 팔랑크스는 컴퓨터로 작동하는 레이더와 20㎜ 속사 기관포 등이 탑재된 첨단 시스템으로 다른 방어망을 뚫은 적의 공격 정보를 자동으로 추적해 집중 타격한다.
적 어뢰를 회피하기 위한 어뢰음향대항체계와 적 유도탄을 피하기 위한 유도탄 기만체계도 보유하고 있다. 해상작전헬기인 ‘링스’를 탑재할 수 있는 공간도 갖추고 있다.
◇경기함 전투체계 및 전자전장비도 국산 기술
해성과 청상어를 제외하면 대부분 무장체계가 외산이지만 탐지체계는 국내기술로 개발했다. 최대 463km(250Kts)로 접근하는 500개의 항적을 추적할 수 있는 탐색레이더와 최대 45Km까지 표적의 방위·거리·고도 정보를 제공하는 추적레이더는 경기함의 자랑이다.
표적의 영상 및 적외선 신호를 추적하는 전자광학추적장비와 각종 전자파 신호를 분석하고 전자 공격을 감행하는 전자전 장비도 탑재하고 있다. 잠수함과 어뢰 탐지를 위한 선체 고정 음탐기도 국내기술로 개발했다.
경기함은 스텔스 공법이 적용된 함정이다. 이 때문에 전자파와 적외선 등으로 인한 노출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선체 강도를 높여 생존성을 강화했다. 함정 조종석 전방 유리는 방탄유리다.
|
특히 항해 도중 우리 어민들이 쳐 놓은 어망을 피하기 위해 매일 바뀌는 항로를 숙지한다. 안 중령은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파도가 높지만 안개가 없어 오히려 작전하는데 수월하다고 했다. 안 중령은 “경기함의 임무는 수도권 해역 감시와 방어, 해양통제권 확보, 해상 교통로 보호 등”이라면서 “승조원들은 각자의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철통 같은 영해수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당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동·서·남해에서 작전 운용 중인 호위함(FF)과 초계함(PCC)을 대체하기 위해 2020년대 중반까지 경기함급 호위함 20여척을 건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