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영화 원작 연극 ''장수상회'' 출연
노신사 ''김성칠'' 역 노년로맨스 연기
"근형 형 역할,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
2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서 공연
 | | 최근 서울 종로구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 연극 ‘장수상회’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백일섭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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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나 혼자만이 그대를 알고 싶소, 나 혼자만이 그대를 갖고 싶소~.’ 구수한 노랫가락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서툰 노년의 로맨스에 객석에선 웃음이 터졌다가도 이내 눈물을 훔쳤다. 양은냄비와 달리 노년의 진득한 뚝배기사랑을 그린 노배우 내공은 역시 달랐다.
배우 백일섭(72)이 연극무대로 돌아왔다. 오는 29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장수상회’에서 배우 이호재와 주인공 ‘김성칠’ 역을 번갈아 맡았다. 1993년 ‘빵집 마누라’로 무대에 선 이후 23년 만의 귀환인 셈이다.
백일섭은 최근 기자와 만나 “TV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도 무척 힘들었는데, 이건 한 10배는 더 힘들다”며 웃었다. 강제규 감독의 동명영화(2014)를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은 70세 연애초보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과 소녀 같은 꽃집여인 ‘임금님’의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백일섭은 영화에서 배우 박근형(76)이 맡았던 칠성을 연기한다.
백일섭은 출연 제의를 받고 꼬박 열흘이나 고민했다고 운을 뗐다. “이 연극을 하게 된 건 근형 형 때문이다. 내가 김성칠 역할을 하면 근형 형과 뭐가 좀 다를까. 형이 영화에서 했던 역할을 좀 다르게 한번 해보자 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박근형과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깊어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선배가 한 역할을 이어받는다면 굉장히 기분 좋고 자랑스러울 것 같았다. 좀더 일섭스럽게 귀엽고 사랑스럽게 연기하려고 한다.”
1965년 KBS 공채 5기 탤런트로 데뷔했던 백일섭은 20대까지만 해도 짬을 내 연극무대에 섰지만 TV 드라마 출연이 많아지면서 연극 작업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그는 “오랜만에 무대다. 그것도 소극장은 생소하다. 다 잊어버린 것 같다”며 멋쩍어 했다. “과거에는 큰 극장에서 몇번 해봤는데 소극장은 또 다르더라. 소극장에 맞게 연기계산을 다시 짰다.” 이어 “영화보다는 연극이 더 어렵다”며 “영화는 시공간이 넓어 자연스러운데 무대는 좁고 시간제약도 있다. 연기하는 방식도 다르다. 대신 역할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많다는 점은 좋다. 계속 연기를 고쳐나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TV 드라마에서 아버지 역할을 주로 맡았던 백일섭은 ‘꽃보다 할배’와 이번 연극을 통해 이제 ‘할아버지’ 대열에 합류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버지 역할을 했는데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 싶어 섭섭하기도 하다. 그래도 주어진 역할을 잘 해보려고 한다. 노년의 로맨스를 겪어보진 않았지만 덤덤할 거 같긴 한데 솔직히 해보고 싶다. 하하.”
 | | 연극 ‘장수상회’의 한 장면. ‘김칠성’ 역의 백일섭과 ‘임금님’ 역의 김지숙(사진=장수상회문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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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연극 ‘장수상회’의 한 장면. ‘김칠성’ 역의 백일섭과 ‘임금님’ 역의 김지숙(사진=장수상회문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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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연극 ‘장수상회’의 한 장면. ‘김칠성’ 역의 백일섭과 ‘임금님’ 역의 김지숙(사진=장수상회문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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