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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했던 영부인 낸시 레이건, '로니' 옆에 잠들다

권소현 기자I 2016.03.07 07:39:25

94세 일기로 타계…울혈성 심부전증이 원인
남편 묘소 옆에 안장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영부인" 평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부인인 낸시 레이건 여사(출처=레이건 도서관)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의 부인인 낸시 레이건 여사가 9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마미’(낸시 여사 애칭)는 ‘로니’(레이건 전 대통령 애칭)옆에 영원히 잠들게 됐다.

레이건 라이브러리는 6일(현지시간) 낸시 레이건 여사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울혈성 심부전증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낸시 여사는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에 있는 남편의 묘소 옆에 안장될 예정이다.

1940년~50년대 헐리우드 여배우로 활동했 낸시 여사는 1952년 당시 배우였던 레이건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이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해 1967년부터 1975년까지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내자 낸시 여사도 배우활동을 중단하고 내조에 나섰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0년 남편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백악관에 입성하자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영부인으로서 다양한 대외활동을 펼쳤다. 낸시 여사는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인 엘리너, 우드로 윌슨의 부인인 에디스, 빌 클린턴의 부인인 힐러리와 함께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영부인으로 꼽힌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영부인 시절 “아니라고 말하라”(Just Say No)라고 외치며 마약 반대 운동을 펼쳤고, 남편이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자 알츠하이머병 퇴치 연구소를 설립해 병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공헌했다. 남편인 레이건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병을 오랜 기간 앓다가 지난 2004년 세상을 떠났다.

낸시 여사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정계는 물론이고 미국 전역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는 낸시 레이건이 영부인의 역할을 재정립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는 “낸시 여사는 한때 백악관에서의 삶에 대해 아무것도 준비할 수 없었다고 쓴 적이 있다. 물론 그녀의 말이맞았지만 우리는 그녀의 자랑스러운 본보기와 따뜻하고 친절한 조언을 얻는 행운을 누렸기 때문에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미국 상원의원 역시 애도를 표했다.

헐리우드에서도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헝거 게임’에 출연했던 여배우 엘리자베스 뱅크스는 “한번 낸시 레이건 옆에 앉았었는데 아이돌을 보는 틴에이저가 된 느낌이었다”며 “그녀는 보스였다”고 말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처럼 배우 출신 정치인인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트위터를 통해 “낸시 레이건은 나의 영웅 중 한 명”이라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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