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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최경환호 출범 이전 수준으로 떨어져

양희동 기자I 2014.11.02 10:59:28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최경환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이 지난 7월 출범한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다시 이전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7·24대책과 9·1부동산 대책 등 연이어 내놓은 규제완화 정책이 약발을 다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이후 급락해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규제를 완화했던 7·24대책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얼마전 개포 주공1단지 전용면적 36㎡형은 급매물이 5억9500만원에 팔리면서 심리적 저지선인 6억원선이 무너졌다. 전용 42㎡형도 지난 9월 7억2000만원까지 올랐던 가격이 이달 현재 6억7000만원선으로 5000만원이나 떨어졌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포동 이창훈 남도공인 대표는 “최경환 부총리 취임 이후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올랐던 가격이 다 빠진 셈”이라며 “요즘은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전용 112㎡형 가격이 9·1대책 발표 직후 11억5000만∼11억6000만원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1억2000만∼11억3000만원으로 내려왔다. 이는 7·24대책 발표 직후 매매가다.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2단지 전용 53㎡형은 지난 9월 5억9000만∼5억9500만원까지 올랐으나, 최근엔 3000만원가량 내린 5억6200만원에 팔렸다.

둔촌동 박노장 SK선경공인 대표는 “나온 매물은 많은데 매수 문의가 거의 없어 흥정을 붙일 수가 없다”며 “이런 식의 거래공백이 계속되면 가격이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 7월 이후 가격이 단기 급등하면서 피로감이 쌓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집값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지 못하다보니 가격이 빠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9·1대책의 입법화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 등 시장 과열기에 도입한 규제 완화 등 후속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번에 다시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 또다시 시장 침체가 장기화 될 수 있다”며 “시장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기 전에 후속 입법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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