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동호회]"영어공부 따로 할 필요 있나요"

천승현 기자I 2014.10.20 08:00:42

한국로슈 '잉글리시 북클럽'
영어원서 읽고 토론.."영어실력 늘리고 사내소통 강화"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한국에 소재한 외국계기업에 다니는 직원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영어다. 기초적인 문서 작업부터 회의에서도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어는 업무상 꼭 필요한 역량이면서도 스트레스로 꼽힌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한국로슈는 직원들이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잉글리시 북클럽’이라는 동호회를 운영한다. 잉글리시 북클럽은 한국로슈에서 영어와 책을 사랑하는 직원들이 모여 책을 매개로 영어로 소통하는 사내 동호회다.

멤버들의 의견을 수렴해 영어원서 1권을 소재로 다양한 생각을 영어로 나누고 영어 실력도 향상시키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동호회는 지난 2012년 파이낸스 부서 김현실 과장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영어 원서로 책을 읽으면 직원들의 영어 실력도 향상될 것”이라는 임원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본격 출범했다. 2012년 11월 첫 모임 이후 다양한 분야의 책 12권을 읽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윌리엄 서머셋 모옴의 ‘달과 6펜스’를 비롯해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티핑포인트’, ‘원씽’ 등 소설부터 경영서적, 자기계발서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다뤘다. 현재 15명의 직원들이 잉글리시 북클럽 멤버로 활동한다. 첫 모임에서 다룬 호아킴데포사다의 ‘마시멜로이야기’의 경우 영어 표현이 쉬우면서도 시사하는 메시지가 커 참석자들의 큰 공감대를 이끌었다.

잉글리시 북클럽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만 말하는 것이 원칙이다. 처음에는 ‘워밍업’으로 평소 얘기하지 못했던 멤버 소식과 업무 이야기를 영어로 나눈 이후 본격적으로 영어로 읽은 책에 대한 토론을 펼친다.

낯선 분야를 영어로 이야기하다보면 전반적으로 의사 소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도 있는데, 외국인 임원이 매번 모임에 참석해 다양한 영어표현을 가르치면서 원활한 토론을 이끈다.

김현실 과장은 “업무로 바쁘지만 영어 공부를 하면서 직원간 스킨십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업무능륙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이 잉글리시 북클럽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고 평가했다.

모임은 책의 분량에 따라 1~3달 간격으로 갖는다. 업무 시간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업무 마감시간 이전인 오후 5시에 모여 약 1시간 30분동안 진행된다. 회사에서 모임 장소와 책 구입비, 다과 및 간식비를 지원하고 종종 야외에서 진행할 때 회사에서 회식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회사 입장에서도 직원들이 평소 원서를 읽으며 영어를 생활화하고 자연스러운 사내 영어토론 문화가 조성되기 때문에 잉글리시 북클럽의 활성화는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특히 평소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서로 다른 부서원들이 대화를 나누면서 조직 전체의 소통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김승은 마케팅팀 차장은 “잉글리시 북클럽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만 참여하는 것 같아 부담감이 컸다”면서도 “영어공부를 하면서 직원들끼리 정기적으로 업무외적으로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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