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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LTE 주파수 경매, LG만 바빴나

김현아 기자I 2013.08.25 11:57:3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사활을 걸고 싸우는 LTE 주파수 경매 대전이 절반을 넘겼지만, LG유플러스(032640)를 제외한 나머지는 경매 이전 강조했던 주파수에 집중하고 있는듯 하다.

업계에 따르면 KT(030200)는 투자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1.8GHz 인접대역 확보에, SK텔레콤(017670)은 2.6GHz에 집중하고, LG유플러스만 원해 왔던 1.8GHz 비인접대역과 KT 인접대역이 포함된 경매안을 오가며 탐색전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빅플레이어인 SK텔레콤과 KT가 경매장 안에서는 전략을 아직 제대로 드러내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경매장 안과 달리 경매장 밖에서는 온갖 루머와 의혹, 여론을 동원한 정부 압박까지 서슴지 않는다. 대부분은 KT가 주도하는 형국이다.

경매룰이 정해진 다음, KT노조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신 신문광고를 통해 ‘재벌 특혜 경매룰로 국민기업 KT가 죽는다’고 주장했다. 이후 첫 경매가 시작된 19일에도 KT 임원은 “경매방안이 양사 담합으로 과열될 것으로 보여 여전히 우려된다”고 발언했다.

경쟁회사들은 KT의 발언에 대해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경매 시작 전 장외 힘겨루기 정도로 이해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후 벌어진 상황들은 다소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 경매 중간에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모 언론사를 통해 이번 주파수 경매의 특정 라운드 결과가 노출됐다”며 미래부에 조사를 촉구했고, KT노조는 경매가 진행되는 와중에 재벌특혜 동영상을 만들어 경매 자체를 비웃었다. 담합 증거가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데 노사가 같은 목소리로 경쟁사는 물론 정부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KT는 혼신이 많아 못쓴다는 900MHz 주파수에 대해 혼신 제거에 성공해 경매가 끝난 9월 1일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7월 중순까지만 해도 “정부가 부실 주파수를 줘서 경쟁사보다 뒤처진다”고 시연 기자간담회까지 했던 KT가 경매가 끝나자마자 해당 주파수를 이용한 LTE-A를 상용화하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이 같은 장외 심리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올해 최대 77%의 수익률을 보이며 무섭게 상승하던 통신주가 LTE 주파수 경매에 발목을 잡혔다.

KT가 앞장서고 있는 주파수 장외전이 이동통신사에 주파수만 중요하다는 그릇된 인식을 확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주파수는 투자비용에 영향을 주지만, 주가에 더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성공, 가입자 수와 가입자당매출(ARPU)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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