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27일 외환시장은 1110원대 후반을 중심으로 제한된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유로존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추석을 앞두고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매도) 압박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간밤 유럽에서는 불안감이 다시 확산됐다. 스페인에서는 오는 27일 추가긴축안 발표를 앞두고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다시 6%대에 진입하며 불안 징후를 보였다. 그리스에서도 긴축에 반대하는 총파업이 벌어지면서 유럽사태 해법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졌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가 예상외로 부진했지만, 팔린 집값은 최근 5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 경기를 엿볼 미국 부동산 경기가 아직까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과 그리스를 포함한 유로존 우려가 고조되며 뉴욕증시도 사흘 연속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44.04포인트, 0.33% 하락한 1만3413.51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4.03포인트, 0.77% 낮은 3093.70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8.27포인트, 0.57% 떨어진 1433.32를 기록하며 1430선으로 내려 앉았다.
하지만 유로존 불안감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재료라는 점에서 강한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간밤 유로-달러 환율이 1.28달러대에서 버틴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다.
또 추석과 분기 말을 맞아 현금수요가 있는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은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1120원대에 진입하면 네고 물량이 늘어나는 모습이 며칠간 반복됐다. 그렇다고 해도 공격적으로 물량이 들어오지는 않는 상황이다. 정유업체 결제수요도 꾸준해 뚜렷한 방향성을 띄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1.50원에 최종 호가되며 소폭 하락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8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1.10원)보다 1.45원 하락한 셈이다.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을 놓고 불안감이 커졌지만, 유로-달러 환율이 버틴 영향이 반영됐다.
달러-엔 환율은 전일 마감 무렵의 77.59엔에서 77.75엔으로 상승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1.288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