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기자]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31일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의했다. 13년 연속 파업에 돌입키로 한 셈이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그 기간이 과거에 비해 훨씬 짧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4일과 5일로 예정된 파업을 유보키로 하는 유례없는 결정에 시장의 불안감은 오히려 '은근한 기대감'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005380)의 파업 우려감이 줄어드는 이유 5가지를 제시했다.
1. 파업 결의했지만 찬성률은 낮다
현대차 노조의 재적인원 4만4867명 중 파업에 찬성한 노조원은 2만8243명으로 찬성률은 62.95%다. 지난해의 찬성률 72.8%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 또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의 평균인 68.5% 보다 낮고, 2003년 54.8%를 기록한 이후 가장 저조한 파업 찬성률이다.
또 이전과는 다른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노사는 전주 버스공장의 2교대 체제 전환에 합의했으며, 6월에는 조합원과 여론의 파업 반대로 3일간의 FTA관련 부분파업이 철회됐다. 게다가 노조는 이번 임단협 협상에서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도 잔업은 지속하고 휴일 특근만 중단했으며 노사간의 실무협상도 계속하고 있다.
2. 회사측 무분규 합의 강력한 의지
회사측도 이번에는 무분규 합의 도출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회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5.4% 혹은 7만8000원 인상, 성과급 300% 및 일시금 100만원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타결된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또 노조에서 요구하는 58세에서 60세로의 정년 연장 등은 시간을 다투는 사항이 아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현대차 직원 5만5503명(생산직 3만2121명)의 평균 근속기간은 15.1년으로 평균 연령은 약 40세다.
3. 노조의 협상력이 약해지고 있다
해외 생산능력이 빠르게 증대되면서 노조의 협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인도 제2공장이 올 10월 완공될 예정이며, 내년 4월에는 중국 제2공장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체코공장 건설이 마무리되는 2009년이 되면 해외 생산능력은 177만대로 늘어나 국내 생산능력과 동일한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4. 상반기 파업일수가 이미 13일이다
지난해 34일의 파업으로 사상 최대의 생산차질(11만8293대, 1조6443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월과 6월에는 성과급 지불과 한미FTA 반대와 관련한 13일간의 파업이 있었다. 따라서 여론 뿐 아니라 노조 내부에서도 추가적인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
5. 노조위원장의 경력을 보라
현대차의 노조위원장은 강성인 '민투위' 출신인 이상욱 위원장. 그는 지난 3월 중도온건 성향인 홍성봉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하지만 이상욱 지부장의 득표율은 50.93%에 그쳤으며 홍성욱 후보는 47.98%의 득표율을 기록해 중도성향이 크게 선전했다. 또 이 지부장은 임기가 올 연말까지 9개월에 불과하다.
3번째 현대차의 노조위원장을 맡은 이 위원장의 과거 사례를 보면, 노조위원장 재임 당시인 2004년과 2005년 파업일수는 각각 5일과 11일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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