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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페인 커피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아예 카페인이 없는 대체커피까지 등장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 수입 중량은 1만 40톤(t)으로 처음 1만t을 넘어섰다. 2021년 4755t과 비교하면 4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카페인을 줄이고 싶지만 커피를 마시는 습관은 포기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결과다.
사실 우리가 중독된 것은 카페인만이 아닐 수 있다. 종이컵을 쥐고 회의실로 들어가는 동작, 빨대를 꽂고 첫 모금을 빠는 순간, 노트북 옆에 테이크아웃 컵을 세워두는 장면까지 커피는 일상의 배경음악처럼 굳어졌다. 마시면 잠이 달아나는데, 마시지 않으면 하루가 시작되지 않는다. 커피를 사는 행위와 커피 한 잔으로 나를 달래는 시간에 길들여진 셈이다.
그 틈을 파고드는 것이 무카페인 대체음료다. 디카페인이 커피에서 카페인을 덜어낸 선택지라면, 무카페인 대체음료는 커피와 비슷한 맛과 분위기를 다른 원료로 구현한다. 보리, 치커리, 호밀, 맥아 같은 식물성 원료를 볶아 커피와 닮은 고소함과 쌉싸름함을 내는 식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보리 기반 커피 대체음료가 출시됐다. 카페인을 줄인 커피를 넘어, 카페인 없이도 커피를 마시는 듯한 경험을 주려는 시도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 시장은 단순히 “카페인이 몸에 안 좋다”는 금욕적 메시지로만 커지는 게 아니다. 요즘 소비자는 참는 데 능숙하지 않다. 단맛을 포기하는 대신 제로음료를 사고, 술자리를 줄이는 대신 논알코올 맥주를 고른다. 욕망을 없애기보다 죄책감과 부담을 덜어내는 쪽으로 소비가 움직인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 두고, 불면과 두근거림만 줄이고 싶은 것이다.
물론 커피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커피는 맛이 아니라 문화에 가까운 음료가 됐다. 원두 산지와 로스팅, 산미와 바디감, 카페 분위기까지 함께 소비된다. 무카페인 대체음료가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대신하기는 어렵다. 카페인의 번개 같은 각성까지 흉내 낼 수도 없다. 다만 소비자가 커피를 단순한 각성제로만 보지 않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어쩌면 우리는 카페인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사랑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출근길의 차가운 컵, 점심 뒤의 한 모금, 퇴근 전 책상 위에 놓인 검은 액체. 그 안에 담긴 것은 각성 성분만이 아니다. 어제보다 덜 망가지고 싶다는 바람, 오늘 밤만큼은 제대로 자고 싶다는 소박한 욕망이다. 커피는 마시고 싶은데 심장은 뛰기 싫은 사람들. 그 모순된 마음이 지금 무카페인 대체음료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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