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은 얼추 끝난 것 같은데, 그렇다 해서 쉽사리 내려주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5%대 환경에 맞춰 새롭게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 연초부터 증가 일로였던 고객예탁금이 7월 말 58조원 고점을 찍고 이후부턴 계속 감소세다. 일시적으로 49조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주 두산로보틱스 기업공개(IPO) 청약이 매우 호조였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달리 예탁금 몰이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 금리 상승이 재개되다보니 고금리 예금·채권이 ‘이쪽으로 오라’며 유혹의 손짓을 하고, 특정 종목 쏠림이 과도해지면서 랠리에 참여하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반기엔 상반기와 달리 △금리·물가의 반등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셧다운 우려 △2024년 정책·제도 변화 가능성에 대한 반영이 부각될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엔 금리와 물가의 반등에 따라 고밸류 성장주엔 부담이 가중되고,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 이동을 촉발할 수 있다”며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셧다운 우려는 2차전지·반도체 보조금 장세 종료를 의미, 배당제도 개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대비 등에 대한 가능성이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오는 10월까지는 미국채 금리 고공행진 장기화 우려로 위험자산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고배당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봤다.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의 선제적 안정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가치주와 배당주 상대강도도 반등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주말 미국 주식시장 3대 지수는 재차 하락 마감했다. 2024년 예산안 통과 지연에 따른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부각됐고,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채권시장 불안감 도 잔존했다. 원·달러 환율은 금요일 종가와 동일한 1336원선에서 호가됐다.
박 연구원은 “연말연초 코스피 저점은 트레일링 주가순자산비율(PBR) 0.86~0.87배 수준에서 나왔다”며 “이를 지금의 지수대로 환산해보면 2300선 초반 정도다. 작년만큼 채권시장이나 단기 자금시장 상황이 심각하진 않지만, 진바닥 수준”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