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기 기아 국내마케팅2팀 책임매니저는 지난 13일 충남 아산시 한 카페에서 진행한 ‘EV9 미디어 시승 및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EV9은 국내 전기차 중에서는 처음으로 3열을 갖춘 대형 전기 SUV로 출시돼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차량이다. 특히 지난달 사전계약 개시 8일 만에 1만대를 돌파했을 정도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기아는 EV9가 기아 브랜드를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내부적으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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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디어 간담회는 EV9 개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일반에 설명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5명의 실무진과의 대담형식으로 진행됐다. EV9은 기아가 지난 2021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을 기반으로 한 모델 ‘EV6’를 내놓은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플래그십(기함)으로 기아의 전동화 시대 방향성을 가리키는 모델이기도 하다.
이 자리에서 윤 책임은 EV9의 사전계약 개시 후 실제 파악한 수요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전 계약 기간 동안 고객들의 성향을 확인해봤는데 전체 개인 고객 중 거의 60%가 기존에 한 번도 기아를 선택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에 EV9을 통해서 확보된 새로운 순증 수요를 저희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차급이 올라갈수록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K9 정도의 대형 차급까지 올라가면 새로운 유입층은 40% 이하 수준”이라며 “그와 비교를 해보면 EV9이 반올림했을 때 약 60% 정도 수준의 새로운 고객이 들어왔고, 이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수요층을 발굴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EV9의 수요가 기아의 대표 RV(레저용 차량)인 카니발과 수요층이 겹칠 것이란 우려도 나왔었다. 이에 대해서도 윤 책임은 “EV9과 카니발 모두 패밀리를 지향하는 고객군이 타깃이지만 EV9은 운전자 지향의 다양한 기능이 많이 탑재돼 차이가 있다”며 “실제로 EV9의 사전 계약 기간 동안 카니발의 계약 수치들이 큰 변동이 없어 크게 수요 간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기아는 올해 EV9의 글로벌 판매 목표를 약 5만 대로 잡았다. 윤 책임은 “국가별로 인증이나 전기차 보조금 소진 여부에 따라서 한국, 유럽, 북미 등 권역별로 이 물량들을 나눠 공급할 계획”이라며 “국내 기준으로 한정해 몇 대라고 밝히기는 어렵고 향후 연말 마감 기준으로 국내 물량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기술 적용해 안정적 승차감 확보
기아 실무진들은 EV9에 적용된 각종 신기술에 대해서도 ‘기아의 기술 역량이 총집약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객이 주행 중 체감할 수 있는 승차감과 차량 내 연결성 등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신기술을 접목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EV9에는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하면서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신기술이 적용됐다. 에어 서스펜션과 고급 차량에 들어가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방식과 다른 기술로 우수한 승차감을 구현한 것이다.
이상곤 책임은 “전자식 서스펜션은 주행 모드별로 튜닝을 차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많이 올라가는 단점이 있는데, EV9은 신기술을 통해 전자식·에어 서스펜션 못지 않은 승차감을 확보했다”며 “전륜에는 맥 멀티 서스펜션이라는 신기술을 적용해 충격에 대한 여진을 줄였고 후륜엔 셀프 레벨라이저라는 신기술로 차체 움직임을 제어해 더욱 업그레이드 된 승차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주행 중 마사지 기능을 제공하는 ‘에르고 모션 시트’도 승차 경험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다. 김평 책임은 “1열 에르고 모션 시트는 제네시스 등에 먼저 적용됐고, 타격 마사지를 제공하는 2열 릴렉션 시트는 EV9에 최초로 적용된 기능”이라며 “전문 의료기관 평가 결과 차량 내에서 사용 시 혈액순환을 통한 피로 개선이 가능하며 탑승객의 여행 피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V9은 기아가 처음으로 구독 서비스를 개시하는 모델로도 의미가 있다. EV9을 통해 기아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디지털 경험이 점차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이준성 매니저는 “내연기관, 전기차를 아울러 고객에게 더 높은 혜택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상품들을 기획 중”이라며 “열선, 통풍 시트와 같은 기본적인 기본적인 편의사항을 상품화해서 고객에게 오히려 불편함을 제공해 드리는 방향은 지양하고 있으며 EV9을 시작으로 앞으로 여러 기아 차종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상품들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