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1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린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대응’이라는 주제의 국제통화기금(IMF) 고위급 패널 토론에 토론자로 참석해 “대부분의 이머징 마켓들이 강달러로 인해 통화 절하를 경험했다”며 “강달러는 일반적인 현상이었기 때문에 통화가치 하락이 미치는 ‘낙인’ 효과가 적었다. 이 상황에서 광범위한 외환 개입이 통화 절하를 막는데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작년 9~10월의 경우 미국이 75bp씩 금리를 올렸을 때 원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하락해 외환개입에 의존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환헤지용 FX 파생상품의 만기는 대부분 3~6개월인데 우리의 목표는 파생상품의 마진콜 등 불안정한 경로를 막는 것이었다”며 “환율이 특정 임계값보다 더 빨리 그리고 예상보다 더 크게 평가절하되면 투자자들은 FX 거래를 통해 몇 달 안에 마진콜 비용와 자본 손실을 충당해야 하는데 외환개입을 통한 단기적인 안정 장치로 투자자들이 (환 변동성에) 적응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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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이럴 때는 구조개혁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그는 “재정정책은 당연히 특정 부분을 대상으로 정책을 할 여지가 있는데 이럴 때 통화정책을 어떠해야 할지가 관건”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통화정책을 재정정책처럼 특정 부분의 신용을 공급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이는 중앙은행 독립성을 훼손시키고 중앙은행이 재정당국을 돕고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는 것이 QE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다”며 “현 시점에서 집중적이고 중립적이지 않은 통화정책에 의존해야 하는 것인지, 물가목표치 상향 조정을 해야 하는 것인지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올리비에 블랑샤르 메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는 물가목표치 상향 조정이 QE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며 현재 2%의 물가목표치를 3%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