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티빙 오리지널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내과 박원장’이 화제다. 배우 이서진이 대머리 분장으로 첫 코믹 연기 도전을 하는데다, 전개도 유머러스해 매회마다 웃음을 이끈다. 의료인의 현실과 웃음 그 사이를 적절하게 파고 들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드라마는 원작이 웹툰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네이버웹툰 금요웹툰으로 정식 연재를 진행 중인 동명의 ‘내과 박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웹툰은 드라마와 결을 같이 하지만 더 코믹하다. 초짜 개원의 ‘박원장’(이름이 원장이다)이 병원의 적자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렸다. 이 웹툰은 네이버웹툰 베스트도전에서 조회수 400만회를 기록한 작품으로 정식 연재 전부터 눈길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처럼 웹툰이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엔 ‘리얼리즘’이 있다. ‘내과 박원장’은 실제 20여년간의 의사 경력을 지닌 장봉수 작가가 그렸는데, 그는 7년 정도 개인 병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실제 본인이 겪었던 일들을 실감나게 표현함으로써 일반 독자들은 물론 의료계에 종사하는 독자들까지 공감을 이끌었다.
일반적으로 ‘부의 상징’으로 비춰졌던 개원의들의 진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독자들에게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기회도 제공한다. 실제 웹툰 댓들에는 ‘재밌다’는 반응과 함께 “진짜 사람을 살리는 의사들보다, 성형외과 등 뷰티에만 신경쓰는 의사들이 성공하는 체계가 옳은 것인가”라는 쓴소리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내과 박원장’에 흐르는 코믹한 전개 속엔 이처럼 근본적인 비판의식까지 담겨 독자들의 사고를 움직이게 해준다.
의사 출신인 장봉수 작가는 웹툰 정식 연재 이후 전업작가로 직업을 전환했다고 한다. 그러기에 더 생생한 의사들의 현실을 그려낼 수 있었을 듯 하다. ‘나는 의사가 아니라, 장사꾼이다’라는 말을 되뇌이며 잠을 청하는 웹툰 속 박원장의 모습이 계속 생각난다. 웹툰은 매회차 코믹하게 스토리를 풀어가지만, 회차를 반복할 수록 점점 생각할 거리들이 많아진다. 1차원적인 내용이 아닌 여러 시점에서 생각을 촉진하는 ‘내과 박원장’은 분명 한번쯤은 볼만한 웹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