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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사백스는 2018년 워싱턴대학교에서 스핀오프한 회사이며, 항원디자인연구소 출신 핵심 연구진들이 이사진 및 대주주로 참여했다. 분사와 동시에 VLP(Virus-like particle, 바이러스 유사입자) 기술에 대한 기술이전을 받았으며, 이 기술을 통해 초고속으로 올해 7월 나스닥 상장까지 이뤄냈다.
VLP는 재조합단백질의 형태를 바이러스와 유사한 형태로 만드는 백신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바이러스지만, 안에는 유전자가 없다. 여기서 핵심은 단백질의 구조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모양으로 설계해야 하며, 고도의 정밀 기술이다. 일명 자체 결합 나노입자(self-assembling nanoparticles) 설계 디자인이다.
현재 아이코사백스는 워싱턴대 항원디자인연구소 VLP 기술에 대한 글로벌(한국 제외) 비독점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2025년부터는 미국과 캐나다, 유럽(영국과 스위스 포함), 멕시코 등 전 세계 70% 이상 시장에서 독점 권리를 보유하게 되고, 이외 모든 국가에서 비독점적 권리가 계속된다. 아이코사백스는 워싱턴대 여러 플랫폼기술의 특허가 끝나는 시점인 2034~2036년까지 권리를 보장받는다. 이 내용은 아이코사백스가 상장까지 오게 된 핵심 밸류에이션 기술인만큼 증권신고서 가장 앞부분에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같은 원천 기술을 들여와 코로나 백신 임상 3상 IND를 제출했으며, 한국 회사의 임상 결과가 안 좋게 나올 경우 아이코사백스의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개발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투자위험성을 알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최초로 임상 3상에 착수한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GBP510’에 대한 설명이다.
종합해보면 정부가 국산 백신이라고 홍보해왔으나, 미국 회사가 백신 원천 기술에 대한 권리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은 2025년부터 세계 70% 이상 시장의 권리를 박탈당한다. 아이코사백스가 독점적인 권리를 가져가는 시점부터 선진국향 코로나 백신의 직접 수출이 불가능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인만큼 비독점적 권리를 이용해 한국 제약·바이오 다른 회사들도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에 사용되는 기술을 국내로 들여와 우후죽순으로 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독점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수출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코사백스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BMGF)으로부터 코로나 백신 개발 지원금을 받았으며, 가격 결정의 제한을 받는다고도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 역시 빌&멜린다게이츠재단,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지원을 받은 만큼 독단적으로 코로나 백신 가격을 결정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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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원천 기술 권리 확보와 관련해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아이코사백스 보고서의 글로벌 비독점적 권리라는 문구에서 보듯이, 워싱턴대가 아이코사백스 외 다른 곳에도 비독점적 권리를 제공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가 개발해 공급할 백신에 대한 지역적인 제약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단적인 가격 결정 가능 여부, 비독점 권리 보유 확답 및 계약기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대해 자세히 밝힐 수 없는 점 양해를 부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개발에 있어서는 여러 국가와 기업들의 특허와 기술을 통한 협업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계약은 계속 디벨롭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미래산업의 특성 상, 한 회사가 해당 기술 전체를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 보유하기란 힘들며 이에 대한 글로벌 기술공유와 특허 제공을 통한 협업이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