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대표극단, 신작 쏟아진다…활기 되찾은 공연계

장병호 기자I 2021.03.18 06:00:00

골목길 ''코스모스'' 개막 이후 매진 행렬
코너스톤 ''조치원…'' 실력파 배우 총출동
백수광부 ''다방'' 권력의 본질 질문 던져
1년간 쌓인 창작진 갈망 무대로 쏟아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계가 활기를 되찾으면서 대학로도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 연극계를 대표하는 중견 극단들이 신작을 연이어 발표해 연극 관객의 발길을 극장으로 이끌고 있다. 코로나19로 쌓여 있던 연극 창작진과 관객의 갈망이 무대로 쏟아져 나오는 분위기다.

연극 ‘코스모스’ 콘셉트 이미지(사진=극단 골목길).
극단 골목길은 지난 12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에서 연극 ‘코스모스: 여명의 하코다테’를 공연하고 있다. 극단 골목길의 대표이자 연극 ‘청춘예찬’ ‘만주전선’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등 문제작을 꾸준히 선보여온 박근형 연출의 신작으로 개막 이후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다.

작품은 1945년 7월 일본 홋카이도의 탄광과 아오모리의 노동자 선술집 ‘마구로’를 배경으로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한다. 극단 골목길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연극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로 2019년 제56회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강지은, 성노진을 비롯해 최근 드라마 ‘스위트 홈’ ‘런 온’ 등으로 주목 받은 이봉련, 연극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 ‘킬롤로지’ 등에 출연한 김수현 등이다. 오는 28일까지 공연.

연극 ‘조치원, 새가 이르는 곳’ 콘셉트 이미지(사진=코너스톤).
극단 코너스톤은 신작 ‘조치원, 새가 이르는 곳’을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충청도 사투리로 재해석해 화제가 됐던 연극 ‘조치원 해문이’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전작에 이어 극작가 겸 연출가 이철희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작품은 전작에서 형을 죽이고 비극을 일으켰던 차남 만국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조치원 해문이’와 마찬가지로 충청도 방언과 지역적 위트가 살아 숨쉬는 작품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배우 이대연이 주인공인 만국 역을 맡는다. 전국향, 김문식, 곽성은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철희 연출은 “이 연극을 통해 ‘우리 모두는 마땅히 사랑 받아야 할 존재’이며 이 진리의 출발은 바로 ‘가정’이라는 메시지를 관객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극 ‘다방’ 콘셉트 이미지(사진=극단 백수광부).
올해 창단 25주년을 맞은 극단 백수광부는 신작 ‘다방’을 다음달 8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낙타상자’로 국내에 소개된 중국 현대 작가 라오서의 ‘찻집’을 한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번안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인 1938년부터 혁명 이후인 1961년, 직선제 이후 올림픽을 앞둔 1988년까지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한 다방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치·사회적 변화 속에서 이름만 바뀐 권력에 끝없이 착취당하는 민중의 모습을 통해 권력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극작가 윤성호가 번안을 맡고 하동기 극단 백수광부 대표가 연출을 맡는다.

중견 극단들이 올해 초부터 신작을 대거 발표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공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은경 연극평론가는 “코로나19라는 갑작스런 상황으로 공연을 하지 못했던 극단들이 지난 1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며 “공연장은 다른 곳보다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생긴 만큼 올해는 더 많은 작품이 쏟아져 나와 연극계에 활기를 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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