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재확산에…박원순 “과거로 돌아갈 수 없어…방역수칙 철저히 해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은 지난 16일 ‘한국에서 온 경고: 일상을 돌아갈 수 있다는 건 환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 완화 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서울의 대응을 보도했다.
FT는 “국경을 폐쇄하지 않았던 한국은 약 1만2000명의 확진자와 280명 미만의 사망자를 기록해 바이러스 확산을 줄이는 데 비교적 성공했음에도 최근 몇 달간 교회·콜센터·나이트클럽·회의장·물류센터 그리고 줌바댄스 스튜디오에서까지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규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데 있어 서울이 계속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는 정부가 사회활동 재개 시 지속적인 경계와 규제방침을 변화시킬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봉쇄 만큼이나 이런 변화를 힘들 수 있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박 시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과 장소들을 끊임없이 공격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익숙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환상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박 시장의 엄중한 경고가 미국과 영국, 스페인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봉쇄 조치에 나섰던 시기에 나온 점도 부각했다.
특히 박 시장은 경제활동 재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예방수칙 준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이 계속 집에서 혼자 있을 수 만은 없다”면서 “모두가 엄격한 방역·검역 규칙을 준수하고 체온을 확인하고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산발적인 감염사례들이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韓 대처 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미국 전망 우울”
FT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 베이징이 사실상 봉쇄상태에 들어간 중국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의 경험에 비춰 정부가 예측 가능한 미래에 민첩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벤 카울링 홍콩대학교 교수의 발언도 전했다.
카울링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초기 조치를 다시 취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정부가 이전으로 돌아가기를 꺼리게 될 것”이라며 “향후 감염 사례가 더 늘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사이클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월 말부터 서울과 수도권에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 코로나 시대에 대처하는 방안도 소개했다. FT는 “정부 관계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시민들이 섣부르게 붐비는 장소로 다시 갈 수 있도록 하는 실수를 범했다는 것을 인정한 뒤 서울시 공무원들은 잇따라 유턴을 단행하고 통제를 강화했다”면서 “코로나19 초기 영업을 했던 나이트클럽과 술집은 운영을 중단하고 박물관·공원·회의장·실내 체육시설 등 공공장소에 대한 접근은 제한했다”고 전했다.
또 국가 차원의 통제도 강화해 현재 대중교통과 택시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전국 8만여개 유흥업소에 전자출입명부 작성을 위한 QR코드(격자무늬 바코드) 도입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쉽게 추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도 한국의 대처 방안에 관심을 보이며 자국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FT의 기사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한국이 코로나19를 어떻게 억제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으며 여기에는 우리가 전혀 달성할 수 없는 지속적인 경계도 포함돼 있다”며 “미국의 전망이 매우 우울하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