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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전시 중단된 '소녀상', 스페인 영화제작자가 매입

윤종성 기자I 2019.08.15 09:42:20

자신이 설립하는 ''자유 미술관''에 전시 계획
"소녀상 전시 제외에 작가들과 접촉해 매입"

지난 4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일본의 대형 예술제인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가 전시를 중단한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을 스페인의 영화 제작자가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작자는 소녀상을 내년 자신이 설립하는 ‘자유 미술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14일(현지시간) 스페인 언론인 EFE 통신과 푸블리코 등에 따르면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주로 활동하는 영화제작자이자 독립언론인 탓소 베넷 씨가 최근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측이 전시를 중단한 ‘소녀상’을 매입했다.

이 작품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조각 작품으로, 작가들이 2015년 일본 시민들에게 맡긴 것이다. 이 소녀상은 서울의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과 같은 모습으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서 전시됐다가 일본 정부와 극우 세력의 압력으로 전시가 중단됐다.

탓소 베넷은 EFE통신과 인터뷰에서 “예술작품이 검열을 당했다는 사실 뿐만이 아니라 검열에 반대하는 내용의 전시도 끝났기 때문에 이는 이중적인 모순”이라면서 “소녀상이 전시에서 제외됐다는 얘기를 듣고 작가들과 접촉해 작품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베넷은 내년 개관할 계획인 ‘자유 미술관’에 소녀상을 전시할 계획이다. 그는 소녀상 외에 중국의 유명한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가 레고 블럭으로 만든 작품, 미국의 화가 일마 고어가 그린 도널드 트럼프의 인물화 등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예술에 대한 검열에 저항하는 작품들로, 자유 미술관에 전시하기 위해 매입한 것이다. 미술관에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감옥에 간 정치인들의 초상 사진도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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