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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도 모르는 기술부처들..중소벤처부·과기부 한글사용법 위반 최대

김현아 기자I 2018.10.09 09:38:56

전 부처 보도자료 중 국립국어원 지적 사항 기준
중소벤처기업부 3년간 67건 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62건 두번째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기술과 관련 있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보도자료가 지나친 영어를 쓰거나 영어표현이 틀리는 등 한글사용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보도자료 개선권고 지적 현황’을 확인한 결과다.

과기부는 3년간 한글사용법을 틀려 62건 지적받았다. 2016년 32건, 2017년 20건, 2018년은 8월까지 10건이 지적됐다. 방송통신위원회도 3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건이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67건으로 문재인 정부 18부 4처 17처 중에서 가장 한글사용법이 많이 틀렸다.

과기부는 2017년 9월6일 배포한 <국내중소ICT기업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활로를 찾는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겪고’를 ‘격고’라고 썼고, ‘투자가/구매자’를 ‘바이어’라고 써서 지적을 받았다. 또 ‘소프트웨어’를 ‘SW’로 작성, ‘이 행사는’을 ‘본 행사는’으로 작성하기도 했다.

과기부는 2018년 2월 7일 배포된 <과기정통부, 과힉기술기반 ‘창업’과 ‘기술이전’으로고급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다>라는 보도자료에서도 실수를 저질렀다. ‘기술 이전 전담 조직(TLO)’을 한글 표기없이 ‘TLO’로 작성해서 지적받았고, ‘대학기술경영센터(TMC)’를 역시 ‘TMC’로 작성해서 지적받았다.

‘생존율’을 ‘생존률’이라고 작성한 것이나(국어원은 “‘-율’은 모음으로 끝나거나 ‘ㄴ’받침을 가진 일부 명사 뒤에 붙으므로 ‘생존율’로 써야 적절하다”고 회신했다)‘대약진’을 ‘퀀텀점프’라고 작성한 일은 지나친 외국어 사용사례로 꼽힌다.

2018년 3월 9일 발표한 <국민이 체감하는 연구성과는 일자리입니다>라는 보도자료에서는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이라는 표현을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이라고 써서 띄어쓰기 오류가 있었고 ‘보틀넥’을 ‘바틀넥’이라고 써서 지적받았다. 국어원은 “외래어 표기법상 ‘bottleneck’은 ‘보틀넥’이 바른 표기이며, 쉬운 우리말 표현인 ‘병목 현상’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더 좋다고 지적했다.

윤상직 의원은 “과기부가 한글표기법을 제대로 쓰지 못해 국립국어원으로 지속 반복적으로 지적을 받고 있는데, 이는 공공기관으로서 직무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위반 정도도 전 부처 중 꼴찌에서 2등으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글과 우리 말에 대한 사랑은 공공기관부터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한글날에만 강조되지 말고 평소에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기관별 현황(생산보도자료 중 개선권고 지적 현황) 출처: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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