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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뒤인 26일 경매에 부쳐진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 전용 108.9㎡ 물건에는 단 1명만 입찰했다. 감정가보다 6100만원 높은 18억110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최근 거래가격(22억원)보다 4억원가량 낮은 금액이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이 아파트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돼 있어 취득 기회가 거의 없는데도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강남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물건도 경매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전용 76.5㎡짜리 아파트가 신건으로 나왔지만 응찰자 수는 2명에 불과했다. 낙찰가는 감정가(15억5000만원)보다 8% 높은 16억8000만원이었지만 17억~18억원에 달하는 최근 거래가격보다는 1억원가량 낮았다.
◇경매 응찰자 줄고 낙찰가율 하락… 숨고르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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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물건당 5.2명으로 올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월 9.2명에 비하면 절반 정도로 줄었다. 소위 ‘똘똘한 한채’가 몰려 있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로 좁혀봐도 응찰자 수는 6.0명에 불과했다. 전월 10.9명에서 역시 반토막 수준이다.
입찰 경쟁이 식으면서 응찰자들이 써내는 가격도 낮아졌다. 강남4구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3.1%로 전월(110.5%)보다 7.4%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낙찰가율은 103.6%에서 102.7%로 0.9%포인트 하락했다.
◇낮은 감정가에도 집값 하락 전망에 입질 주춤
경매시장이 이처럼 가라앉은 이유는 지난달 국내외 대형 이벤트들이 많았던데다 정부의 보유세 인상안 발표가 임박하면서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도 시장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돌아선 때문이다.
올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부활하고 지난 4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데 이어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보유세 개편 움직임이 시작됐다. 강남4구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도 이때부터다.
그럼에도 경매시장은 지난 4~5월 열기가 이어졌다. 통상 6~9개월 전 감정평가 가격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작년 연말과 올 초에 크게 오른 시세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 때문이다. 그러나 강남4구 집값 하락폭이 5월 말부터 확대되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 게다가 재정개혁특위의 보유세 인상 권고안 발표가 예고된 것도 지난달 경매시장을 움추러들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난달에는 경매 진행건수와 낙찰건수 자체가 전월보다 줄어든데다 6·13 지방선거로 인해 상대적으로 관심도 낮아졌고, 보유세 인상까지 가시화하면서 정부 규제가 집중돼 있는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졌다”고 말했다.
재정개혁특위가 지난 3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모두 올리는 내용의 보유세 개편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이달 경매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여름휴가 기간과 장마철 등 부동산 비수기가 맞물리는데다 하반기 금리 인상 리스크 역시 상존해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지금과 같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 수준을 넘고 있고 대출 규제도 강화돼 예전처럼 경매시장에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 대출 이자 상환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금리가 오른다면 올 하반기부터는 경매물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