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1월31일 이데일리가 단독 보도한 이 보고서에는 하나은행이 지난 2016년 신입 행원 공개채용에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미 위스콘신대 등 특정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임원면접 점수를 올리는 방법으로 합격 여부를 조정하고 합격권이었던 동국대·건국대·가톨릭대·한양대(에리카) 출신 등을 불합격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교에서는 하나은행 거래를 중단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건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나은행 카드를 두 동강 냈다” “하나은행과 다시는 거래 하지 않겠다” 등의 강경 반응이 속출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SNS 계정을 통해 건송합니다(‘건국대라 죄송합니다’의 줄임말)라는 해쉬태그로 은행 채용비리에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한양대 경제금융학부에 재학 중인 이성연 군은 “자신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채용 비리 때문에 합격할 수 없다는 것은 청년들의 불신과 상실감을 줄 것”이라며 “이러한 상실감은 동기부여를 저하시킨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를 방불케 하는 채용 비리 의혹에 가뜩이나 취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청년층의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지홍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채용만이 아니라 승진이나 인사발령, 특혜 등 다양한 인사 비리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것이 현 상황”이라며 “총체적인 인사 비리를 근절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이번 은행채용비리 검찰조사 등이 미봉책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