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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박물관]②"우유 소비 늘려라"…국내 유업계 '첨병' 서울우유의 과제

함지현 기자I 2018.01.25 06:00:00

지난해 유제품 국내 자급률 50%선 붕괴 ''고민''
사업 다각화·제품 다양화·해외 시장 개척으로 돌파구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국내 낙농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1인당 원유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밀려드는 수입산 유제품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수입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생산량의 경우 감소하거나 정체된 상태다.

국내 원유 소비량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2년 335만t에서 2016년 391만t으로 원유 소비량이 늘었다.

낙농업계가 신음하는 이유는 수입량의 증가 때문이다. 유제품 수입량은 2012년 141만t에서 2016년 183만t으로 증가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낙농 선진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시장 개방으로 해마다 유제품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반면 2012년 기준 211만t이었던 국내 유제품 생산량은 2014년 221만t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2016년 206만t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2012년 59.9% 이던 유제품의 국내 자급률도 2016년 51.7%로 주저앉았다. 결국 지난해에는 50%선마저 붕괴됐다.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국내 유업계 1위 서울우유는 이같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서울우유는 단순 할인이나 판촉 행사 등 단기적인 소비 홍보보다는 근본적인 원유 소비 촉진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원유 품질 고급화 및 다양한 유제품 개발을 통해 우유 소비 확대를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 시판 중인 흰우유는 대부분 세균수 1A등급 원유로 생산돼 품질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이에 서울우유는 세균수 1A등급에 체세포수까지 1등급 원유만을 사용한 ‘나100%’를 통해 고품질 우유를 선보이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국산 원유 함량을 최대한 높여 우유 본연의 풍미를 살린 제품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캐릭터를 가공유 패키지에 적용한 미키 초코우유·미니 딸기우유 등으로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해마다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 시장에 발맞춰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우유 ‘아이펫 밀크’도 내놨다.

카페·디저트 시장 진출 등 우유 관련 사업의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유제품 전문 디저트 카페 ‘밀크홀 1937’을 선보였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밀크홀 1937에서는 서울우유의 유제품을 원료로 한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판매한다.

밀크홀 1937은 1949년 9월 서울우유협동조합 정동 사옥 1층에 마련한 ‘정동 밀크홀’을 떠올린다. 당시 다방의 역할을 했던 정동 밀크홀은 조합원이 공급하는 고품질의 신선한 원유를 바탕으로 다양한 유제품을 판매했던 공간으로 조합에서 만든 우유와 빵과 버터,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주력 메뉴 역시 조합에서 생산한 나100% 우유를 기본으로 유제품 전문성과 신선함을 강조할 수 있는 △병우유 △발효유 △소프트 아이스크림 △자연치즈 △커피로 구성했다. 또한 서울우유의 풍미를 높일 수 있는 메뉴와 레시피를 개발해 적용했다. 오픈 키친을 마련해 직접 메뉴를 만드는 모습을 고객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밀크홀 1937은 유제품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우유소비를 촉진할 방침이다. 1호점을 시작으로 운영 노하우를 축적, 보완해 우유 소비 채널로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진출을 통한 새로운 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5월 ‘해외 유제품 생산업체 등록제’를 시행하면서 우유 살균공법상의 차이를 이유로 국내산 우유 수입을 1년 넘게 중단한 바 있다.

서울우유는 2015년 7월 저온 살균 방식을 적용한 ‘흰우유’의 중국 수출을 재개하면서 현지에 자체적인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적 기반을 다졌다.

또 중국 내 한국 우유 시장 확대를 위해 전시회, 박람회 참가 등 지속적인 홍보를 진행하는 한편 외국계 대형 할인점 및 편의점, 중국 현지 유통점 등 체인 유통점 입점을 추진해 왔다.

우유뿐만 아니라 중국 내 발효유 소비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살아있는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는 발효유를 신선하게 제공하기 위해 흰우유 중국 수출 인프라를 활용해 발효유 수출과의 시너지를 높일 예정이다.

현지업체 제품에 비해 불리한 가격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한 철저한 품질 관리 및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한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도 구상 중이다.

‘할랄(halal)식품’ 인증을 통해 이슬람권 국가로의 수출도 모색했다.

2015년 5월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로부터 할랄식품 인증을 받아 말레이시아 수출이 가능해졌다. 같은해 12월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표준측량청의 할랄 인증도 받아 해외 시장 개척의 청신호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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