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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와중에도 김밥은 꼭 사 먹어야 했던 것일까. 지극히 평범한 맛. 유명한 맛집이어서 일부러 사 먹는 게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도 끼니를 거르지 않으려는 한국인의 특성상 김밥은 ‘최상의 간편식’이라고 생각했었다.”
◇우연히 찾아온 ‘컵밥’ 사업 아이템
지난 22일 이데일리가 서울 서대문 북가좌동 ‘청년컵밥’ 마케팅 운영본부에서 만난 이상훈(26) 대표는 창업 아이템으로 ‘간편식’을 떠올린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바쁜 출근길에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무언가를 떠올렸다. 김밥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간편하지만 좀 더 든든하게 속을 채울 음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잠시 생각한 것이 ‘주먹밥’. 김밥보다 더, 한번에 배를 채울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내가 커리어우먼이라면, 화장한 얼굴에 밥풀이 묻기라도 한다면 재구매를 할까.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숟가락을 꽂아 주자. 그런데 이 또한 불편했다. 서류가방을 든 채 숟가락으로 주먹밥을 퍼먹는 것은 우스워보였다. “그럼 컵에 넣어 볼까?”
청년컵밥은 이렇게 탄생했다. 갖가지 반찬과 소스로 맛을 내고 언제 어디서든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컵밥. 이 씨는 항상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했다. 그는 “비즈니스는 항상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고객이 거부하면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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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남들과 달라야 산다”고 말했다. 돌도 팔 수 있다고 단언했다. 제주도로 갔고 돌을 주워 각각 건강, 행복, 결혼, 우정, 사랑 등의 글씨를 새겨 고객 개개인에 맞는 감성 마케팅을 했다고 말했다. 돌이 든 박스는 판매시작 4시간 만에 완판됐다. 그는 “내 열정을 시험받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는 내겐 열정이 유일한 무기”라고 말했다.
휴대폰 판매업으로 첫 사회생활을 했다. 손님이 없을 땐 가만히 있지 못했다. 아파트나 상가 부녀회를 찾아갔다. 귤과 캔커피를 들고 그들을 중심으로 홍보했다. 이후 넉 달 만에 그의 월급은 1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리곤 ‘사직서’를 제출했다. “월급이 많다고 이 생활에 젖어들면 내 꿈을 잃어버릴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내 꿈은 휴대폰 판매직이 아닌데, 난 내 사업을 하고 싶었다.”
◇특제소스 얹은 ‘곱창컵밥’ 유명세
이 대표의 청년컵밥은 ‘곱창컵밥’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는 “학창시절 곱창 1인분에 배가 안 차서 밥과 함께 덮밥식으로 먹었더니 맛이 있었다. 그래서 곱창컵밥을 만들었더니 대박이 났다. 수익이 10배 정도는 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컵밥에 들어갈 소스를 들고 다니며 여러 요리 전문가들을 찾아 다녔고 평가받고 자문을 얻었다. 그렇게 얻은 이 대표만의 ‘특제소스’, 소스를 업그레이드 한 이후엔 곱창컵밥을 먹기 위해 100명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이때 일 매출만 800만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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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1등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남들과 다른 마케팅에 있었다”며 “고객이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하려고 댄서를 동원해 공연을 하고 8월15일엔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면 곱빼기로 음식을 제공하는 등 고객과 소통하며 장사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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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해외사업부를 따로 만들어 20여 개국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일산에 청년곱창 간판을 단 오프라인 매장도 열 예정이다. 이 밖에도 발열컵밥 개발 및 특허 진행, 편의점에 청년컵밥 도시락 납품 등도 협의 중이다. 청년컵밥은 올해 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내년 매출 목표액은 2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 대표는 “돈도 인맥도 기술도 없지만 어떤 일에 목표를 갖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그 어떤 수난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대표는…
1992년 서울 출생이다. 충암고 졸업 후 곧바로 육군 6사단 GOP에 입대, 병장 만기 전역했다. 꽃 노점상, 휴대폰 판매직 등을 해오다 사업 초기자금을 마련, 2016년1월1일 청년컵밥을 창업했다. 그해 7월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주최하는 창업가 멘토로 선정돼 활동 중이다.
청년컵밥은 2016년 8월 한강푸드트럭 100대 중 꼭 맛 봐야할 3대 푸드트럭 중 1대로 선정됐으며 지난 4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동본점, 하남스타필드점, 경기점에 팝업스토어로 입점하기도 했다. 10월에는 ADEX 서울공항 에어쇼에 납품하는 F&B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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