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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式으로 아마존 잡는다"..샘스클럽의 반격

이정훈 기자I 2014.03.01 11:01:00

`마이 서브스크립션스` 파일럿 준비..아마존 벤치마킹
2% 불과한 온라인 확대..아마존 확장전략에도 맞불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아마존닷컴의 방식으로 아마존을 따라 잡겠다.”

일반적인 공산품을 넘어 음식료품과 생활용품, 심지어 신선식품까지 판매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미국의 대형 회원제 소매업체인 샘스클럽(Sam‘s Club)이 아마존의 영업방식을 벤치마크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샘스클럽이 온라인상에서 기저귀나 프린터 잉크 카트리지 등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정기 구입서비스인 ’마이 서브스크립션스(My Subscriptions)‘를 준비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아마존이 프라임 회원 서비스와 생필품 정기 구입시 할인 혜택을 주는 ’서브스크라이브 앤 세이브 프로그램(Subscribe & Save program)‘을 앞세워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는데 따른 대응전략이다.

아직까지 이는 파일럿 서비스로, 유아용품과 미용용품, 사무용품 등 700개 정도의 제품군에만 적용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을 본 뒤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기 구입서비스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개별 배송비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 다만 추가 할인 혜택은 받지 못한다. 반면 아마존은 회원들에게 총 구매대금에 따라 15%를 추가 할인해주고 있다.

실제 샘스클럽의 마이 서브스크립션스는 아마존의 서브스크라이브 앤 세이브 프로그램을 벤치마크한 것이다. 아마존은 지난 2007년 이 프로그램을 도입해 기본적인 생필품 등의 판매를 크게 늘린 바 있다. 현재는 과일, 야채 등 신선식품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샘스클럽이나 코스트코 홀세일과 같은 회원제 소매업체들은, 아마존이 취급하지 않는 신선식품이나 기본 소비재 등에서의 경쟁력을 앞세워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업체 침체기를 감내해왔다. 그러나 아마존이 공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자 이들도 더이상 버티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투자회사인 샌포드 C. 번스타인은 “이미 매년 79달러씩을 내고 무료로 제품을 배송받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 3500만~4000만가구에 이르고 있다”며 “이는 4700만명 정도인 샘스클럽 회원수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로샐린드 브루어 샘스클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 회원들 가운데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 중복 가입하거나 아예 전환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아마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브루어 CEO는 “아마존의 프라임과 비슷한 방식의 사업 모델을 통해 온라인 매출을 높이는 일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빌 덜링 샘스클럽 대변인은 “이번 파일럿 서비스는 아마존 프라임을 직접 겨냥한 전략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업체와 우리의 회원제 전략을 합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샘스클럽은 지난 2013회계연도(작년 2월~올 1월)에 57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1020억달러였던 경쟁사 코스트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러나 두 업체 모두 온라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불과 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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