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약가제도 개편으로 제네릭 제품은 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의 59.5%의 약값을 받을 수 있고 제네릭이 발매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은 이전의 70%로 내려간다. 1년 후에는 오리지널과 제네릭 모두 53.55% 수준으로 동일하게 책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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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도가 시행되면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가격이 엇비슷해져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제네릭이 자발적으로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일부 시장에만 제한적으로 가격 경쟁이 이뤄졌다.
올해 개방된 대표적인 제네릭 시장인 백혈병약 ‘글리벡100mg’의 경우 총 14개 품목이 등록을 했는데 CJ제일제당(097950), 신풍제약(019170), 한미약품(128940), 제일약품, 부광약품 등이 오리지널의 20~30%대로 약값을 받는 저가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제네릭의 평균가는 오리지널의 6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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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의 평균 가격은 오리지널의 90%에 달한다. 고혈압약 ‘올메텍’ 등 다른 시장에서도 대다수의 제네릭 제품은 고가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제네릭 제품의 가격 형성은 약가제도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시장의 분위기나 병원의 규모에 의해 결정되면서 제약사가 이중적인 약가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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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벡은 백혈병이라는 질병 특성상 주로 대형병원에서 처방이 이뤄진다. 대형병원은 자체 약제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만 해당 병원에서 처방할 수 있는데 통상 제네릭은 1개 품목만 처방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똑같은 제네릭 중 1개를 선택할 때 저렴한 약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 저가경쟁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일반 병·의원에서 많이 사용되는 고혈압약은 약가와 무관하게 의료진의 선호도에 따라 처방이 이뤄진다. 제네릭 업체들이 가격을 낮추면서 더 많은 처방을 유도하는 것보다는 고가 제네릭으로 많은 마진을 남기는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제네릭의 자발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네릭 판매를 통해 연구비를 충당해야 하는 제약업체들은 일부 시장을 제외하고는 고 마진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면서 “비싼 제네릭이 많이 등장하면서 전체 약품비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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