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용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출구전략의 시행시기만큼은 특히 국제공조를 추진해야 회복의 모멘텀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39차 월례토론회`에 참석해 "출구전략은 너무 빠른 경우 더블딥이 우려되고, 늦으면 자산시장의 버블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은 "출구전략은 점진적이고 정교하게 준비해갈 것"이라며 "30년대 미국 대공황이나 90년대 일본의 10년 사례를 보면 기조 전환이 너무 빠른 경우 더블딥 우려가 있고, 늦으면 자산시장 버블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출구전략의 타이밍과 스피드, 시퀀스에 대해선 매우 조심스런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시행시기 만큼은 주요 20개국(G-20)과 함께 국제공조를 추진해야 회복의 모멘텀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는 24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이뤄지는 G-20 정상회의서도 그런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어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 될 때까지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고자 한다"며서 "다만 시중에 풍부하게 공급된 유동성은 실물 부분에 원활히 흘러갈 수 있도록 시중 자금의 장기화 등을 유도해 갈 생각"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선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가을 이사철을 맞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라면서도 "수도권 외곽 지역의 가격은 작년 말 수준에 못 미치는데다, 11만6000호가 적체돼 있어 전국적으로 보면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지적인 시장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얼마 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0.7%에 그칠 것으로 상향 조정했다"면서 "KDI가 정부보다 나은 전망을 하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되며, 예전에는 정부가 항상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관계기관이 부정적이었는데 지금까지 일반화된 관행에서 크게 벗어났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누리엘 루비니나 폴 크루그만 교수 등은 세계경제가 자유낙하에서 벗어났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멀었으며 더블딥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들은 오는 2011년까지 글로벌 경제가 악화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일시적인 정부 재정지출에 기인한 회복은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최극단의 비관론까지 제기하고 있다"며 경기 회복세에 따른 낙관론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