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기자] 아시아 국가들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위기 극복 과정이 미진할 경우 사회적 재앙 뿐만 아니라 정치적 긴장이 늘어날 수 있다며 회복의 우선순위를 둔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아제이 치버 유엔(UN) 사무차장은 19일(현지시간) 비즈니스위크(BW)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아시아 위기는 1997년과 달리 견조한 펀더멘털과 은행 시스템, 기업 구조 등 에도 불구하고 타격이 컸다"며 "그러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2~3%포인트 이상 감소할 수 있으며 수 백만명이 실직으로 인한 빈곤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아시아에 즉각적으로 ▲ 시장 안정 및 환율 부담 완화를 위한 과거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와 같은 아시아 통화기구 마련 ▲ 금융 및 대내외 교역정책 협력 ▲ 내수 부양 집중과 극빈곤층에 대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hiang Mai Initiative)`는 지난 2000년 5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3 재무장관회의에서 외환위기 재발방지를 위해 동아시아 국가의 외환위기 발생시 자국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외국통화를 단기 차입하는 중앙은행간 통화스왑 계약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을 말한다.
치버 차장은 "최근 몇 달간 중국과 일본이 대규모 외환보유고로 인해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한국과 싱가포르 등은 미국과의 통화스왑 협정으로 안정에 도움이 됐지만 다른 통화들은 여전히 취약하다"며 "통화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머징 국가들을 돕겠다고 밝혔지만 과거 사회, 정치적 오점 때문에 오히려 지원을 꺼리게 만들고 있으며, 다자간 기구 부재로 상호국가간 협정만이 잇따르며 여전히 임시방편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따라서 과거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확대가 필요하며 예금 지급보증과 같은 금융정책 협력 역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번 위기의 경우 10년전 만큼 깊지 않고 회복도 빠를 것이라며 따라서 수출 주도의 회복대신 새로운 내수 주도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의 5800억달러 규모 부양책 역시 하나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인도와 스리랑카 등이 금리인하 등을 통한 내수 부양에 나서고 있으며 이런 정책들이 성공한다면 성장률 감소가 최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식료품과 연료가격 하락으로 인플레 우려가 줄면서 통화정책 완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아시아의 미래를 확신시켜줄 더 강력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의료보장과 식량 제공들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내년은 아시아가 위기를 다루는 중요한 해로, 아시아 국가가 함께 협력한다면 위기 극복은 물론 강력한 미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