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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박모(29)씨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다 장사가 잘되지 않아 3년 전부터 배달 일을 시작했다. 박씨는 “2년 전 추석에 큰집에 갔다가 큰아버지에게 ‘배달 말고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야지’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괜한 잔소리를 들을까봐 이번 명절에도 고향을 찾지 않을 계획이다.
연애·결혼 문제도 단골 소재다. 경기 화성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수빈(26)씨는 “만나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이 제일 싫다. 있으면 있대로 이야기가 길어지고, 없으면 ‘소개해주겠다’는 말이 따라온다”며 “사생활인데 굳이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천모(28)씨는 “주변에서 결혼 소식이 이어지다 보니 ‘너는 언제 하느냐’는 말이 따라붙는다”며 “4년째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굳이 말하지 않고 숨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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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얘기도 편히 나누기 어렵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윤지(25)씨는 “친척들끼리 모이면 취미 생활조차 편하게 말하기 힘들다”며 “뮤지컬을 보는 걸 좋아하는데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본다고 했다가 ‘돈을 모아야지 왜 그러느냐’는 잔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아직도 뮤지컬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웃으면서 바쁘다고 대답한다”고 했다.
한편 취업 플랫폼 캐치가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 구직자 19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명절에 듣기 싫은 말 1위는 ‘취업은 언제 하니’(38%)였다. 이어 △‘살이 좀 쪘다’(16%) △‘누구는 벌써 취업했다더라’(14%) △‘졸업은 언제 하니’(9%) △‘그 전공은 취업 잘되니’(8%) △‘눈을 좀 낮추는 게 어때’(8%) △‘공무원 준비해 보지 그래’(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구직자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취업 준비로 고생이 많아’(22%)였다. △‘너의 선택을 존중해’(16%) △‘연휴에는 푹 쉬어’(15%) △‘여유 가지고 천천히 준비해’(12%) 등도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