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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특위 여야 간사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 연금으로 국민의 안정적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민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수령 개시 연령을 조율하는 ‘모수개혁’보다 공적 연금 구조 자체를 뜯어고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 이튿날 상황은 반전됐습니다. 특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별도 기자회견을 마련해 ‘선(先)구조개혁 후(後)모수개혁’에 대해 선후가 아닌 구조개혁 방향이 정해져야 제대로 된 모수개혁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여야 견해차 속에 결국 지난해 3월 특위 산하에서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자문위원회는 애초 제출하려던 ‘연금개혁 초안’이 아니라 ‘연금개혁안 검토 현황’ 경과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국민연금 고갈 시기를 늦추려면 현행 9%인 보험료율을 높여야 한다는 덴 전문가 의견이 일치했지만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할지, 더 높일지 결론을 내리진 못했죠.
전문가의 논의에도 답을 찾지 못한 특위는 이번엔 국민에게 직접 연금개혁을 묻고자 공론화위원회를 출범했습니다. 지난달 네 차례 학습과 토론을 거친 끝에 500명으로 구성된 시민대표단은 56.0%가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소득보장론)를, 42.6%가 ‘보험료율 12%·소득대체율 40%’(재정안정론)를 각각 택했습니다.
21대 국회 임기 내 부분적으로라도 개혁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로 여야는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했지만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특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 민간자문위 공동위원장의 해외 출장 소식이 알려지며 또 다른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출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여야는 보험료율 13%까지 합의해놓고도 소득대체율 45%(민주당)이냐, 43%(국민의힘)이냐를 두고 끝내 조율하지 못해 출장을 취소했고 협상도 중단됐습니다.
여야 협상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연금개혁에 대해 “임기 내 국회와 소통하고 사회적 합의해 반드시 하겠다”면서도 “21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조급하게 하기보다 22대 국회로 넘겨 좀더 충실히 논의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곧 민주당의 반발로 이어졌습니다. 민주당 소속 특위 위원은 10일 “여야가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엔 동의했고 막판 소득대체율에 대한 이견만 좁히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21대 국회 연금개혁 중지를 선언했다”며 “민주당은 연금개혁을 포기하지 않고 주 위원장에게 특위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같은날 특위 여당 간사인 유경준 의원은 민주당에 소득대체율 44%를 제안했음을 알리며 “무책임한 언론플레이 중단하고 수정 제안에 책임 있는 답변을 우선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보험료율 1%포인트를 올리면 소득대체율 2%포인트 상향 가능한 점을 고려한 수치라고도 설명했습니다.
지난 2년 가까운 기간, 연금개혁은 우여곡절 끝에 국민연금 모수개혁의 첫 단추를 꿰기 직전까지 왔습니다. 여야가 합의한다면 무려 17년 동안 소득보장파와 재정안정파 간 대치 속에 옴짝달싹 못하던 국민연금이 개편됩니다. 1990년생이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2055년엔 기금이 소진된다는 추계에 젊은 세대는 떨고 있습니다. 여야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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