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4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3%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8.1%)를 웃돌았다. 전월인 3월(8.5%)보다는 0.2%포인트 소폭 완화했지만, 1982년 1월(8.3%) 이후 40년3개월 만에 최대 폭 올랐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에너지가 가솔린 중심으로 전월 대비 2.7% 하락했고 중고차 가격도 전월대비 0.4% 하락을 이어갔다. 그러나 식품이 전월 대비 0.9% 상승하고 주거가 0.5% 상승을 유지했으며 신규 차량이 1.1% 상승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보다 둔화된 8.3% 상승,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6.2%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며 “그렇지만 예상을 상회, 물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이 임대료 중심으로 1991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다만 공급망 관련 뉴욕 연은이 발표하는 공급망 압력지수가 높은 수준에도 정점을 형성한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이를 감안하면 관련 품목의 상승세 또한 정점을 이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전망은 유지하나 임대료 및 식품 가격 상승에 따른 생활비 위기와 그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됐다”며 “스트리밍, 외식, 레저, 항공, 인테리어 등 일상 생활과 관련된 업종이 하락한 점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높은 수준의 물가로 인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크게 완화될 가능성이 기대와 달리 약화되자 기술주,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도 부진을 보이며 나스닥의 하락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 업종 매물 출회를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연구원은 “높은 수준의 물가로 생활비가 부족해지면 팬데믹 시기 일상적으로 누리던 여유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에 팬데믹 수혜 업종이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서도 기술주 중심 매물 출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약화될 가능성 또한 크지 않아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