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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씨는 미리 준비한 가짜 물품 상자를 가지고 피해자 집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 집에 혼자 있었던 작은딸은 예정에 없던 퀵서비스 기사가 오자 가족에게 연락했다.
먼저 어머니에게 전화해 퀵서비스를 시킨 적 있는지 물었다. 어머니가 그런 적 없다고 답하자, 곧바로 언니인 A씨와 어머니가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퀵(서비스)이 왔다는데 니(큰딸) 거 아니지?”라고 물었고, 큰딸은 “ㄴㄴ(아니)”라고 대답했다. 작은딸의 답변은 없었다.
작은딸의 답장이 끊기자 걱정이 된 어머니는 3분 뒤 “나가봤어?”라고 상황을 물었지만, 여전히 답변은 오지 않았다.
30분 뒤 어머니는 “뭐 왔는데?”라며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에도 연락이 되지 않자 “뭐 하니?”, “반신욕 하니?”라고 물었다. 작은딸은 그제야 “응”이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평소 살갑던 작은딸이 무미건조한 답장을 보내자 이상한 낌새를 느낀 어머니는 작은딸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살해된 작은딸은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김씨는 이후 귀가한 차례대로 어머니와 큰딸을 살해했다.
유족은 작은딸이 보낸 “응”이라는 답장을 김씨가 살해 후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가 작은딸이 살아 있는 것처럼 속여 답장했고, 이후 어머니와 큰딸 등 나머지 가족도 살해하려고 계획했다는 것이다.
유족 측은 수사를 위해 검찰에 건넸다가 되돌려받은 작은딸의 휴대전화에서 이런 사실을 새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KBS에 “이번 첫 재판 끝나고 유품을 받아오면서 ‘그 안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뭐라도 도움이 되는 게 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보게 됐다”며 “태연하게 피해자 휴대전화로 그다음 어머니가 오실 때까지 전혀 이상한 조짐 모르게 답장까지 보내고. 이거(우발적 살인)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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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를 살해하려는 마음을 품은 김씨는 범행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범행도구를 훔쳤고 갈아입을 옷 등을 준비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변호인은 지난 1일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피해자 가운데 두 명을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김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29일 오후 2시30분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