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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콘테스트 열고 연구 맞손'…스타트업과 함께 크는 식품업계

이성웅 기자I 2020.09.09 05:00:00

롯데, 농·식품 분야 스타트업 발굴에 참여
CJ, 지난해부터 '오벤터스' 진행…지원 기업 가치 4배 올라
풀무원은 해외 스타트업 투자…대체 해산물 국내 출시 추진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에 없던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식품업계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식품업계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지만 히트 상품이 줄고 불확실성은 늘고 있어 스타트업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에서 벗어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함께 성장 전략을 짜는 ‘액셀러레이팅’ 형태의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중앙연구소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를 후원한다.

(사진=롯데중앙연구소)
이번 후원엔 롯데중앙연구소 뿐만 아니라 롯데 그룹 내 스타트업 컨설팅 계열사인 롯데액셀러레이터도 참여한다.

이번 콘테스트는 투자와 판매 분야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투자유치형’과 ‘마케팅형’으로 각각 참여 팀을 모집해 진행 예정이다. 투자유치형은 기술의 차별성, 혁신성, 완성도, 시장 규모, 모의 투자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마케팅형은 제품의 판매 가능성, 사업 계획의 구체성, 제품의 품질·디자인·완성도·혁신성·가격 합리성 등의 항목을 다각적으로 평가한다.

롯데중앙연구소,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콘테스트 종료 이후에도 협업해 참가자들에 대한 후속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롯데중앙연구소는 투자유치형 및 마케팅형 참가 업체 중 별도의 자체 평가 과정을 거처 선정된 팀에 특별상을 시상하고 제품화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CJ도 그룹 차원에서 지난달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오벤터스’ 3기 참가 스타트업을 모집했다. 오벤터스는 CJ그룹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미래 혁신기술을 확보하고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선정된 1기 6개 기업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푸드테크,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개 분야에 걸쳐 2기 10개 기업을 선발해 계열사별로 육성 작업에 들어간 바 있다. 1기 선정 기업의 경우 7월말 기준 총 59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3기는 △푸드테크 △물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그룹공통 등 5개 분야에 걸쳐 모집했다. 선정 기업에 대해선 CJ 각 계열사 실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멘토단이 2개월간 멘토링에 나선다. 또 향후 공동 기술 개발이나 투자를 통해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갈 계획이다.

(자료=CJ그룹)
농심도 최근 스타트업 투자 2기 공모를 통해 스타트업 3곳에 총 3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농심은 2018년부터 스타트업 육성기업인 퓨처플레이와 푸드테크 분야 스타트업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간식 큐레이션 서비스 ‘스낵포’ △AI 기반 상권 분석 솔루션 ‘오픈업’ △3D 푸드 프린팅 기술 ‘요리로’에 투자했다.

올해는 차(茶) 푸드테크 스타트업 ‘달차컴퍼니’와 온라인 커머스 스타트업 ‘패신저스’, 헬스케어 스타트업 ‘진원온원’이 신규 투자 대상으로 선정됐다.

풀무원은 대체 해산물 국내 도입을 위해 미국 스타트업 ‘블루날루’에 투자를 진행하고 최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블루날루는 2018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창립한 스타트업이다. 어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배양한 후 3D 프린팅을 거쳐 식품으로 만드는 대체 해산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풀무원은 블루날루와 협업해 세포배양 해산물의 국내 출시를 추진할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식품업계는 과거만큼 뛰어난 히트상품을 찾아보기가 힘들고 오히려 과거의 히트상품들이 현재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만큼 시장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참신한 서비스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을 전통 식품기업들이 자금력과 축적된 노하우를 지원해 미래 식품시장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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