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사 인수후보에,,,금융지주·카카오 거론
악사손보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주요 상품으로 판매하는 중소형 온라인 전업 보험사로, 2000년 처음 설립돼 2001년 교보생명에 인수됐다. 이후 악사그룹이 2007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모두 인수하며 프랑스계 손보사로 변신했다. 악사손보는 설립 당시 온라인 자동차보험사로 설립됐지만, 2003년 화재·특종보험으로 사업을 확대했고, 2007년에는 장기보험 판매까지 나서면서 종합손보사가 됐다.
현재 악사손보의 인수자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곳은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이다. 계열사 라인업에 손해보험사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오렌지라이프(ING생명)을 인수했고, 올해는 벤처캐피탈 네오플럭스도 인수하며 기업 인수합병에 매우 적극적이다. 지난해 별도의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검토하기도 했다. 비은행계열사가 적은 우리금융도 물망에 오른다. 우리금융은 비은행계열사의 부재로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뒤쳐졌다.
◇ 차보험 필요하지만, 인수가·수익성 걸림돌
차보험 영업을 원하는 카카오페이도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애초 카카오페이는 독자적인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추진했다. 그런데 카카오페이는 당국의 설립 허가를 받는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보험사를 설립하기 위한 자본요건은 300억원이다. 자동차보험 전문 보험사는 자본금 200억원이 필요하다. 또 손해사정업무, 보험계약 심사를 위한 조사업무, 보험금심사 등에 필요한 인ㆍ물적 요건을 갖춰야 한다. 특히 대인 부분은 변호사법상 본사 내에 전문 인력을 갖춰야한다. 디지털손보사도 종합손보사 요건의 3분의 2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은 쉽사리 카카오페이에 설립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디지털손보사 인가 신청을 내겠다는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서류 제출도 못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에 깐깐한 서류제출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황 때문에 카카오가 아예 악사손보 등을 인수해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게 효율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카카오는 차보험 영업 시 보상망이 반드시 필요한데, 악사손보는 전국 50개의 보상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물론 2000억원에 달하는 악사손보의 인수가격은 카카오에 부담이다. 악사손보의 낮은 수익성도 걸림돌이다. 악사손보는 2018년 164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2019년에는 3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1분기에는 4억6000만원의 순익을 내는데 그쳤다. 자산운용수익률도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2.09%로 업계 평균에 비해 낮은 수치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해지며 국내 보험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 초저금리로 인해 자산운용도 낮아 수익을 낮다. 2023년 도입될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부담도 크다. 최근 악사손보 외에 메트라이프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AIA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들이 잇따라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매물로 거론되는 회사 중에서 손해보험사는 악사손보가 유일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외국계 생보사들의 매각설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손보사는 매물이 귀한 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 인수는 예정에 없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라면서 “설립 인가를 위해 금융당국과 계속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