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일의 공항24시]④공항 최우선은 안전…테러 `철통경비`

이종일 기자I 2019.08.17 08:13:00

인천공항, 보안업체 3천여명 근무
24시간 위험물품 검색, 순찰·탐색
공항공사·국정원·경찰 등 협력대응

인천공항경찰단 기동대원들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로비에서 K1 소총을 들고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 인천공항경찰단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공항 안전은 철통 같은 경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보안업체 직원 3600여명이 24시간 테러 예방·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항공보안을 위해 ㈜건은, ㈜류보은, ㈜SDK, ㈜HDS, ㈜유니에스, ㈜서운STS, ㈜조은시스템 등 7개 보안업체와 계약을 맺고 경비활동을 하고 있다. 국가중요시설 ‘가급’(보안 최고등급)인 인천공항에는 국가정보원, 국군정보사령부, 국군기무사령부, 법무부, 인천공항경찰단 직원이 상주하고 있지만 현장 활동은 1차적으로 보안업체가 맡는다.

보안업체 직원들은 인천공항 곳곳에서 순찰·검색을 하면서 거동 수상자, 폭발물 의심물체 등을 탐색한다. 특이사항이 발견되면 초동조치를 하고 경찰 신고와 인천공항공사 항공보안실 보고 등을 진행한다.

◇테러 위협 예방·감시

보안업체 직원들은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한다. 이들의 활동 목적은 테러 예방과 여행객·상주직원의 안전보장이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에서 근무하는 ㈜건은·㈜류보은은 각각 30명씩 한 팀을 이루며 주간·야간 근무, 비번 순으로 하루씩 형태를 바꿔 순찰·검색활동을 한다. 공휴일이나 명절 연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주간근무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10시간 동안 하고 야간근무는 오후 6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8시30분까지 14시간 동안 한다. 오전까지 야간근무를 한 날(비번)은 쉬었다가 다음 날 오전 8시30분부터 다시 주간근무를 하고 하루 뒤 야간근무를 하는 방식이다. 주간은 3시간 근무에 1시간 휴식하고 야간은 2~3시간 근무에 1시간 쉰다.

이들은 입출국장(에어사이드)을 오가는 직원들의 위험물품 소지 여부를 출입구에서 검색하고 입출국장 안팎 로비, 여행객 대기장소 등에서 위험물품을 탐색한다. 화장실이나 로비 쓰레기통 등에서 가방, 백색가루 등 폭발물·생물무기 의심물체가 발견되면 제일 먼저 보안업체 기동타격대가 출동해 현장을 통제하고 특이사항을 경찰, 공사 등에 전파한다.

폭발물 의심물체 신고 시 인천지방경찰청 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과 인천공항공사 테러대응팀 폭발물처리반이 투입되고 국군기무사, 정보사, 국정원 직원 등이 출동한다.폭발물처리반은 엑스레이(X-ray) 판독기를 통해 가방 내부를 살펴보고 폭발물이 없으면 통제상황을 해제한다. 폭발물이 확인될 경우 군부대, 국정원 관계자 등이 합동심문을 통해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고 국토교통부에 전파한다.

인천공항 보안을 총괄하는 국토부는 테러 용의점이 확인되면 항공테러사건대책본부를 구성해 대응하고 산하기관인 서울지방항공청은 현장지휘본부를 꾸려 상황을 지휘한다. 인천공항에서 현재까지 테러 상황은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탄저균 등 생물무기로 의심되는 백색가루가 발견될 때는 군부대, 질병관리본부 검역소 직원 등이 함께 출동해 대응한다.

국토부는 국제기준(ICAO), 항공보안법 등에 따라 공항시설과 항공기 내 불법행위 방지 활동을 한다. 김용원 국토부 항공보안과장은 “항공보안법 등 제도 운영, 인천공항공사의 항공기 탑승구역 출입자·차량 경비, 출입통제, 보안검색 등에 대한 지도·감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서 폭발물처리반(EOD) 요원들이 특수복을 착용하고 폭발물 처리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 인천공항공사 제공)


공항 내 여행객 소지품 검색은 보안업체 ㈜유니에스와 ㈜서운STS, ㈜조은시스템이 담당한다. 이들 업체 직원은 출국장 입구에서 엑스레이 판독기 검사와 신체검색으로 여행객의 위험물품을 걸러낸다. 이들은 지난 4월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한 여행객이 권총을 소지한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직원·여행객들은 에어사이드 내부로 커터칼, 가위, 끌, 총기류 등 위험물품을 일체 반입할 수 없다.

인천공항에서는 보안업체 이외에 K1 소총을 무장한 인천공항경찰단 공항기동대(140여명)가 교대근무를 통해 24시간 순찰활동을 한다. 총기를 소지한 경찰특공대도 공항 내부를 탐색한다. 공사와 보안업체는 공항 내부에 설치된 CCTV 4400여대를 통해 주요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신용쾌(49) ㈜건은 계장은 “보안업체 직원들은 순찰·검색뿐만 아니라 주취자 소란, 실종 등 공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전부 대응한다”며 “승객·직원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보안업체 직원 김모씨(41)는 “에어사이드 안으로 위험물품이 반입되지 않도록 검색활동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훈 인천공항공사 항공보안실장은 “인천공항은 유관기관과 협력해 365일 테러 예방활동을 한다”며 “여행객의 안전을 위해 최고 수준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항 안전 위해 ‘맹활약’

7월26일 오전 1시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근무 중인 보안업체 직원들에게 긴급 무전이 전파됐다. 입국 불허된 외국인 3명이 제2여객터미널 에어사이드 송환대기실에서 면세구역 화장실 천장을 뚫고 입국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보안업체 순찰직원과 기동타격대 대원들은 곧바로 수색활동에 나섰고 3시간여 만인 오전 4시30분께 제2터미널 출국장 3층 서쪽 안내카운터 주변에서 외국인 3명을 붙잡았다.

보안업체 직원들이 7월26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에서 불법 입국을 시도한 외국인을 붙잡아 제압하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같은 달 22일 제2여객터미널 3층 미디어시설 주변 난간에서는 20여m 아래로 뛰어내리려고 하는 동양계 미국인 A씨(20대 초반)를 신용쾌 계장이 구조했다. 신 계장은 공항 3층 출국장 인근에서 순찰근무를 마치고 교대하러 가다가 술에 취한 A씨를 보고 급히 달려가 A씨의 배낭을 손으로 붙잡아 끌어냈다. 난간 안쪽으로 끌려온 A씨가 반항하자 신 계장은 A씨를 눕혀 손으로 제압했다. 이어 상황을 전파받은 직원들이 뛰어와 신 계장을 도왔고 인천공항 경찰치안센터로 A씨를 인계했다.

인천공항에서는 외국인·내국인의 입출국 과정에서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이럴 때 보안업체 직원들이 앞장서 대응하고 공항 안전을 관리한다.

직원들에게는 위기상황 대응을 위해 가스총이 한 자루씩 지급되지만 ‘과잉진압’ 논란 등에 휘말릴 수 있어 사용을 자제한다. 가스총 특성상 분사할 경우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일부 보안업체 직원들은 사용을 꺼린다. 이 때문에 위험상황에서 상대방을 맨몸으로 제압할 때가 많다. 현재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건은 등 7개 보안업체 직원들은 내년 인천공항공사 정규직으로 직고용되거나 공사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보안업체 직원 김모씨(45)는 “위기상황 발생 시 현장에 보안업체 기동타격대가 가장 먼저 도착한다”며 “일부 대원은 대응과정에서 근육파열 등의 부상을 입는다. 대원의 안전과 함께 여행객·상주직원들을 최우선으로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훈 인천공항경찰단 대테러팀장은 “인천공항이 테러 청정구역이어서 많은 사람이 안심하고 있지만 항상 관심을 갖고 특이사항이 있으면 경찰 등에 신고해야 한다”며 “경찰은 공항 안전을 위해 항시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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