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연방법원이 암호화폐 투자 사기 사건을 다루면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주장대로 암호화폐가 상품(commodity)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27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 매사추세츠주(州)지방법원 리아 W. 조벨 판사는 라스베이거스가 본사를 둔 ‘마이 빅 코인 페이(My Big Coin Pay)’라는 회사가 지난 1월 암호화폐 관련 사기에 연루됐다며 회사와 랜덜 크레이터, 마크 길스파이 등 두 임원을 기소한 사건에 대해 CFTC측 주장을 받아 들였다.
마이 빅 코인 페이는 암호화폐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고객들로부터 투자금을 모집한 뒤 개인 계좌로 자금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썼고 이렇게 유용한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나 사치품 구입에 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피고측은 “마이 빅 코인은 채굴이나 거래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 만큼 미래 일정 시점에서 인수도하기 위한 계약이 아니다”고 주장하면서 “이 때문에 상품이 아니며 상품거래법(CEA)을 관장하는 CFTC가 우리를 기소할 명분이나 법적 근거가 없다”며 기소 자체를 부정했다.
그러나 조벨 판사는 이날 판결에서 CFTC의 기소를 인정하면서 마이 빅 코인 페이와 두 임원들의 주장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공식적인 재판 절차가 곧바로 개시됐다.
조벨 판사는 판결문에서 “CEA에서는 상품을 특정한 형태나 등급, 질(質), 브랜드, 생산자, 제조자 등에 따라 카테고리별로 정의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CEA법상 상품 개념은 보다 더 광범위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암호화폐 관련 사기 사건의 경우 증권(security)으로 분류될 경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관장하는 증권거래법에 따라, 상품으로 해석될 경우 CFTC가 관장하는 CEA에 따라 각각 사법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