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비 벌려고'…15살 여중생이 13살 후배에 성매매 알선

성매수남과 피해대상 청소년이 주고받은 문자(자료: 여성가족부)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중학교 3학년인 A양(15)은 채팅앱을 통해 불특정 남성을 대상으로 성매매 문구를 보내 남성을 모집했다. 남성이 회신을 보내오면 중학교 1학년인 B양(13세)이 약속장소로 나가 성매매를 했다. A양은 현금으로 40만원을 받으면 그중 25만원을 자신이 갖는 방식으로 성매매를 알선했다.

21세 여성 C씨(외국인)는 채팅앱을 통해 50세 남성 D씨에게 현금 15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했다. C씨는 20대였지만 청소년인척 신분을 속였다. C씨는 “청소년이라고 하면 대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라고 했다. C씨는 불법체류중인 외국인으로 확인됐다. 단속반은 법무부에 C씨의 강제출국을 의뢰한 상태다.

여성가족부는 일선 경찰관서와 협업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채팅앱을 악용한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합동 단속한 결과 또래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청소년 3명을 포함해 23건에서 43명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적발된 내용은 청소년 대상 성매수 13명, 성매매 알선 5명(청소년 3명, 성인 2명), 숙박업주 1명과 피해청소년 24명이다.

또래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청소년(일명 청소년 포주) 3명은 각각 16세 1명, 15세 2명으로 연령대가 낮았다. 이들은 모두 유흥비 마련을 위한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피해청소년 24명은 범행이유로 유흥비에 사용(20명), 가출 후 생활비·유흥비 마련을 위해(2명), 대출 사용 후 상환 목적(1명), 호기심에(1명)라고 진술했다.

여성가족부는 단속된 피해청소년들에 대해 적발 초기 심리안정 지원, 조사과정 동석 지원, 부모에게 인계 등 귀가 지원, 전문상담사 연계 등 현장에서 즉각적인 보호지원 조치가 이뤄지도록 했다. 이번 단속에서는 대상청소년 연령 등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이성혼숙토록 한 모텔업자 1명도 적발됐다.

적발된 성매매알선 청소년과 피해청소년들은 모두 소년보호사건으로 입건돼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하게 된다. 이후 탈성매매와 자활을 위한 상담과정이나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이번 단속에서 성인 대상 성매매도 5건(성매수 3명, 성매매여성 5명 등 총 8명)이 적발됐다. 성매매 성인 여성 5명은 채팅앱 상에서 청소년으로 가장해 조건만남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청소년인 것처럼 꾸며야 더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어서다.

최창행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 “청소년들이 모바일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가운데 채팅앱 상에서 조건만남 등 성범죄 위험과 유혹에 많이 노출된 것이 현실”이라면서 “여성가족부는 채탱앱을 이용한 청소년 성범죄 근절과 예방을 위해 건전한 채팅앱 문화 정착을 위한 인식 개선 운동에 나서고, 채팅앱 사업자의 책임성을 높일 수 있는 법적·제도적 보완책 마련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