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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남 후보의 지지율이 몇 달째 10%~20%대로 제자리걸음 하는 반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견고하게 과반을 넘나드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저급한 네거티브’란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실제 효과는 미지수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남경필 후보는 연일 친형 부부와의 욕설이 담긴 이재명 후보의 음성파일을 거론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남 후보는 전날 중앙당사에서 자청한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도 “상식 이하 말과 행동하는 (이 후보를)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으니 (민주당은 후보를) 교체해 달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남 후보는 “(형수 욕설 논란을) 여성에 대한 폭력, 권력에 의한 갑질”로 규정하며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가 될 경우 갈등과 분노, 갑질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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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경인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1일 하루 동안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와 남 후보는 각각 54.1%과 15.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6일 조사에서는 이 후보와 남 후보는 각각 46.5%와 15.2%의 지지율을, 지난 3월 13일 조사에선 차례로 50.3%과 15.8%의 지지율을 나타냈었다(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달간 15%대에 갇혀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다른 여론조사를 봐도 남 후보는 이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4~5일 성인 8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의 지지도는 59.4%로 26.0%에 그친 남 후보를 더블스코어 이상 압도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코너에 몰린 남 후보가 이 후보를 추격하기 위해 논란을 만듦으로써 중도층 내지 유보층을 공략하는 것”이라며 “당이나 선거캠프보다 자신이 직접 나서야 충분히 여론을 움직일 수 있을 걸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남 후보가 지방선거 이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 이 같은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만에 하나 낙선하더라도 적어도 10%대인 당 지지도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야 보다 다양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탓이다. 박 평론가는 “남 후보가 집권 여당 대선 주자급인 이 후보와 대립하는 모습을 부각한다면 앞으로도 반(反) 민주당 진영 대표선수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거 이후에도 비판 기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일관성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더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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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같은 공방에 진절머리를 느낀 중도보수 유권자가 오히려 남 후보로부터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형수 욕설 논란은) 지난 성남시장 선거에서 한 차례 논란이 돼 충분히 해명이 이뤄졌던 사안”이라며 “선거공학적으로 보더라도 남 후보 측 생각과 달리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 생겨난 이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에 편승해 남 후보에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친문 세력이 이 후보를 먼저 공격하는 걸 보고 이를 일종의 ‘안전판’으로 여긴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수차례 밝힌 것처럼 고인이 된 셋째 형님이 성남시장인 저를 이용한 이권개입 시도와 시정관여를 제가 봉쇄하면서 생긴 갈등이 원인”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가족에게 폭언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날에는 “청산돼야 할 적폐세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남경필 후보의 저질 네거티브와 동조행위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의 형사책임은 물론 손해배상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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