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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지난해 3402명 짐쌌다…중견업체는 '생사기로'

남궁민관 기자I 2018.04.04 06:00:00

빅3, 2015년 이후 매년 10% 안팎 인원감축
현대重 희망퇴직 실시…삼성·대우도 불안
중견조선소도 감축 행진…문 닫는 곳 꾸준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지난해 국내 조선 빅3에서 총 3402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년 간 수주절벽과 일감절벽에 시달리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지난해 역시 감원 폭풍을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이미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되는 중견조선소들의 경우 인원감축 수준을 넘어 회사의 존폐기로를 거듭하고 있다.

◇조선 빅3, 1년새 10명 중 1명 짐싸

3일 각 조선업체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등 조선 빅3의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 직원수는 3만3556명으로 집계됐다. 전년(2016년 12월31일 기준) 3만6958명 대비 3402명이 줄어든 수치로, 이는 각 사별로 진행된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의 여파로 풀이된다.

최근 3년간 각 사별 직원수를 살펴봐도 감소추이는 뚜렷하다. 현대중공업 직원수는 2015년 1만6108명에서 2016년 1만3905명, 2017년 1만2731명으로 매년 10% 수준의 인력이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1만3744명에서 2016년 1만1792명, 2017년 1만599명으로,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1만3199명에서 2016년 1만1261명, 2017년 1만226명으로 줄었다.

올해 조선 빅3의 이같은 인원감축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근속 10년 이상 사무직 및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희망퇴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자발적인 지원에 따라 희망퇴직자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인위적인 감축 계획은 현재 없지만, 신규 채용 계획 역시 없어 정년퇴직, 이직 등 퇴사자에 따른 자연 감축이 이뤄질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주성과는 나쁘지 않지만, 당장 하반기에는 또 어떻게 시장이 변화할지 모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적정 인력 수준을 9000여명 안팎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강도 구조조정의 흔적은 1인 평균 급여에도 드러난다. 현대중공업의 1인 평균 급여는 2015년 7827만원에서 2016년 6718만원, 2017년 6276만원으로 꾸준히 낮아졌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015년 각각 7100만원, 7500만원으로 집계됐지만 조선업계 위기가 가시화된 2016년 이후 각각 6800만원, 6000만원으로 급감했다.

정부가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법정관리를 발표한 지난달 8일 오후 경남 통영시 성동조선해양 작업장이 텅 비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중견조선소 “이미 최소 인력”…문 닫는 곳도 속출

중견조선소들의 상황은 인력 감축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연초 정부는 성동조선해양에 대해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신아SB, SPP조선 등 알만한 중견조선소들 역시 이미 시장에서 사라졌다. 2010년까지만 해도 20여개에 이르렀던 중견조선소들은 최근 7개로 줄어들었고, 연일 이어지는 구조조정으로 이제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대한조선, STX조선해양 등 4개 조선소만이 살아남은 형국이다.

STX(011810)조선해양의 경우 조건부 회생이 결정됐지만, 대규모 인력감축을 두고 노사간 갈등 국면이 전개되면서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이 됐다. STX조선해양의 경우 2015년 직원수가 2502명에 이르렀지만 2016년 1476명, 2017년 1412명으로 줄어들었다. 현재 정부와 채권단이 제시한 생산직 인력 75% 감축이 진행되면 1000명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미포조선(010620)한진중공업(097230), 대한조선 등 생존 중견조선소들 역시 그나마의 최소 인력에서도 감축을 진행 중이다. 현대미포조선은 2015년 3593명에서 2017년 3212명으로 10%가 넘는 인력을 줄였다. 한진중공업은 2015년 1314명에서 2016년 1253명으로 줄었으나 2017년 1470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이 역시 2017년 중반 한진중티엠에스 합병에 따른 증가로, 조선인력은 감소추세다. 대한조선은 2015년 758명에서 2016년 625명, 2017년 602명으로 집계됐다.

중견조선소 관계자는 “이미 최소한의 인력으로 조선소를 운영 중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원 감축 수준이 적어 보일 수 있다”며 “그나마 수주를 확보한 중견 조선소들은 최대한의 인력 감축 이외에도 원가절감 등 다양한 자구노력을 병행하고 있지만, 수주잔량이 없는 조선소들은 인원감축 수준이 아니라 아예 문을 닫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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