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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거와 달리 남녀의 전통적인 역할이 사라지는 현 추세가 반영된 듯한 구매 유형이 온라인 상에서 나타나고 있다.
11번가가 1인가구 관련 상품의 구매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로봇청소기 거래액 중 30대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40대 여성 비중(35%)보다 많았다. 미니세탁기 역시 30대 남성 비중이 25%로 전 성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액션 피규어나 조립완구 등의 거래액은 30대 여성이 33%로 최고였다. 무선조종완구 역시 30대 여성의 비중이 27%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셜커머스 티몬에서는 주방용품을 찾는 남성이 부쩍 늘었다.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생활주방용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50%가량 상승했다. 이 가운데 주방용품과 식기의 경우 남성매출 비중이 58%에 이를 정도로 높아졌다. 1인가구의 확산과 함께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 등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요리하는 남성이 늘어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반면 같은 기간 DIY 가구와 공구는 오히려 여성이 더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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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을 주로 구매하는 연령대는 30대가 46%로 가장 많았는데, 30대 여성이 27%를 차지했다. 30대 남성의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40대 여성의 비중 역시 15%로 40대 남성의 14%를 앞섰다.
비중 역전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판매량 증감 추이에서 남녀 간 영역이 점차 모호해짐을 확인할 수 있는 품목들도 있다.
G마켓이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화장품 판매량을 살펴본 결과 남성이 여성에 비해 매출 신장률이 높았다. 백화점 명품 화장품을 구매한 남성 고객이 전년대비 50% 늘어난데 반해 여성은 42% 증가하는데 그쳤다. 메이크업 제품의 경우 남성이 125%, 여성이 50% 신장했고, 명품향수는 남성 39%, 여성 16% 증가세를 보였다.
주방가전 판매량 증가율 역시 남성(18%)이 여성(11%)을 앞섰는데, 특히 홈베이킹 가전의 경우 남성은 전년대비 11% 더 샀지만 여성은 오히려 21%가 줄어들었다. 신선식품의 경우 남성 28%, 여성 22%였으며 청소기는 남성 13%, 여성 3%로 남성의 구매 증가율이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여성은 골프관련 매출 신장률이 남성보다 높았다.
골프공은 남성이 36%, 여성 71%였으며 아이언은 남성 2%에 그친 데 반해 여성은 52%였다. 필드용품 역시 남성은 13%, 여성은 49%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자신을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열풍 등 현시대의 상황과 부합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성별 구분에 따른 역할보다 혼자 모든 역할을 해야하므로 남녀 간 구분이 흐려지는 구매 패턴을 보인다”라며 “욜로 열풍으로 다양한 취미나 여가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