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엄마들에게 유모차란 단순한 아기용품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혹자는 이를 남들에게 ‘나 이만큼 좋은 유모차 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허세라고 비난하지만 막상 엄마가 되면 그런 지적 따위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내 아이가 타는 첫 자가용이자 엄마가 편하게 끌 수 있는 유모차를 구하기 위해 임신한 순간부터 불꽃 검색에 나선다.
육아사이트에 유모차로 검색하면 관련 글이 끝없이 나온다. 일부 인기 유모차들은 전용 커뮤니티까지 형성돼 있다. 유모차업체는 실사용자인 엄마들을 초청해 홍보행사를 열기도 하고, 유모차가 나온 인증샷을 받아 매월 1등을 뽑아 경품을 주기도 한다. 실제 엄마들의 건의사항은 해당 유모차의 다음 모델에 상당 부분 반영된다. 이 시장에서 엄마들의 입김은 매출과 직결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기용품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게 유모차인지라 시행착오 없이 만족스러운 제품을 사기 위해 밤마다 인터넷을 헤맸다. 엄청난 고민 끝에 선택한 유모차를 지난 2년간 사용해본 후 알게된 나만의 유모차 고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유모차는 출산 후에 사라
유모차는 빨리 살 필요가 없다. 보통 출산 후 100일 동안은 병원가는 일 외에 신생아가 외출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겨울에 태어난 아기는 더더욱 외출이 힘들다. 출산 전에 좋은 유모차 사서 집에 고이 보관해둬봤자 먼지만 쌓인다는 얘기다. 먼지 쌓아두는 기간에 유모차값은 떨어지고 신제품은 계속 나온다.
출산 전에는 유모차를 실제 끌어볼 수 있는 마트나 백화점, 각종 베이비페어를 다니며 직접 만져볼 것을 추천한다. 그 후 마음에 두는 제품 목록을 만들어 출산 후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좋다.
모든 걸 만족할 순 없다
유모차는 보통 디럭스, 절충형, 휴대용으로 나뉜다. 무슨 말인지 선뜻 이해가 안간다면 바뀌 크기에 따라 나뉜다고 보면 된다. 바퀴가 가장 큰게 디럭스형이고 그다음이 절충형, 가장 부실한 바퀴가 휴대용이다. 바퀴가 클수록 아기에겐 안정적이다. 바퀴가 크고 튼튼해야 높은 턱도 쉽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기만 생각한다면 디럭스형 유모차가 좋다. 그러나 디럭스의 치명적 단점은 엄마 혼자 아기와 외출하기엔 지나치게 무겁다는 점이다. 보통 10kg가 넘는다. 차 트렁크에 실을라치면 아기를 한손으로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유모차를 접어 넣기는 불가능하다.
이에 대안으로 나온 게 절충형이다. 어느 정도 안정적이면서도 무게를 줄였다. 하지만 신생아들이 타기엔 여전히 불안정하다.
나는 디럭스와 절충형을 고민하다 절충형을 선택했다. 2년을 써본 결과 아기가 6~7개월때까진 썩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 이후부턴 매우 만족하며 쓰고 있다. 다만 8kg대 절충형도 무겁게 느껴져 아이가 걷고 뛰는 15개월 이후엔 2kg대 초경량 휴대용 유모차를 구입해 같이 쓰고 있다.
아이와 주로 동네산책을 많이 하고 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디럭스를 살 것을 추천한다. 걸어서 이동하는 것보다 차로 움직일 때가 많다면 디럭스보단 절충형을 사는게 낫다. 중요한 건 모든 조건을 만족시켜주는 유모차는 없다는 사실이다.
중고장터 적극 활용하라
우리나라 유모차 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엄마들이 유모차에 대단한 의미부여를 하는걸 아는지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가 안가는 수준이다. ‘유모차계의 벤츠’라지만 어딜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S사 유모차 가격은 130만원대고 웬만한 디럭스형도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우리나라에선 비싸게 팔아야 더 잘팔리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 S사는 똑같은 제품의 가격을 한국에서만 더 비싸게 책정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유모차는 여전히 잘팔린다.)
나는 처음부터 100만원 이상을 유모차에 쓸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막상 여러 제품들을 실제 끌어보니 비싼게 좋긴 좋았다.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좋은 유모차를 싸게 살 수 있을지 고민을 시작했다.
유모차를 싸게 사는 방법은 중고장터와 직구, 베이비페어 전시용(DP) 제품을 사는 것 등이 있다. 그 중 나는 중고장터를 이용했다. 직구는 부피가 커 배송료가 많이나오는데다 만약 유모차에 문제가 생겨도 서비스가 마땅치 않았다. 베이비페어를 빨리 가면 행사 기간동안 전시했던 제품을 30%이상 싸게 살 수 있는데 내게 그정도의 부지런함은 없었다.
중고장터 이용은 처음엔 좀 거부감이 있었다. 내 아이가 타는 첫 유모찬데 중고를 산다는것 자체가 용납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원하는 제품을 검색하니 새제품을 파는 경우도 많았고, 얼마 타지 않아 새 것과 다름없는 제품도 수두룩했다. 인기가 많은 유모차일수록 중고도 많았다.
결국 난 유모차가 석대나 있는 집 아기가 거의 타지 않던 B브랜드 유모차를 직접 가서 만져보고 끌어본 후 구입할 수 있었다. 시가 100만원짜리 유모차를 반값도 안되는 38만원에 말이다. 브랜드 제품이라 서비스를 요청하니 기사가 직접 집까지 방문해 유모차 상태를 체크해줬고, 시트는 분리해 깨끗이 세탁하니 새것이나 다름 없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중고장터에서 유모차를 산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중고장터를 이용할땐 판매자 정보를 꼭 확인하고 제품은 직접 눈으로 가서 확인할 것을 권한다. 그래도 중고는 께름칙하다면 부지런히 움직여서 베이비페어 전시상품을 노리는게 최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