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국회의원에 국회 사무총장까지 지낸 정치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4000억원을 폭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박계동 전 의원이 택시기사 복지전도사로 변신했다.
지난 14일 우리나라 최초의 우리사주 한국택시협동조합이 출범했다. 택시협동조합에는 택시기사들이 회사에 매일 12만~14만원씩 내야 하는 사납금이 없고, 수익금 전액은 조합원인 택시기사들에게 지분·실적에 따라 배당된다. 택시협동조합의 초대 이사장은 택시 기사 이력을 지닌 박 전 의원이 맡았다. 박 이사장은 지난 2000년 15대 총선에서 낙마한 후 생계를 위해 11개월간 택시를 운전한 경험이 있다.
“택시 기사들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루 12시간씩 운전하면서도 한 달에 120만~130만원 겨우 받습니다. 주간반의 경우 매일 회사에 내야 하는 사납금이 12만 5000원정도인데, 10시간 꼬박 운전해야 낼 수 있습니다. 사납금에 대한 강박감이 있다 보니 신호위반, 과속운전, 승차 거부 등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택시 운전을 하던 당시 살인적인 사납금제의 부당함을 경험한 박 이사장. 그렇다고 택시 업계의 구조적 모순을 개선하겠다는 정의감만으로 택시협동조합을 만든 것은 아니다.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택시회사는 가동률이 50%만 넘으면 손해 안 나는 구조입니다. 특히 매일 현금장사를 하기 때문에 절대 망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택시 기사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정직하고 투명하게 운영된다면 매우 성공적인 협동조합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박 이사장은 작년 말 서기운수가 매물로 나오자 조합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택시협동조합 가입 안내서를 전단형으로 만들어 지난 1월부터 서울역과 김포공항, 서기운수 인근 충전소에서 택시 기사들에게 배포하고, 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150여명의 기사들이 박 이사장을 찾아왔다. 그러나 이들 중 2500만원을 출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150여명 중 신용불량자 및 저신용자 비율이 60%에 달했습니다. 택시 기사들의 형편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출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서울보증에 보증을 요청했습니다. 처음에는 난색 하던 서울보증이 택시 회사의 수익 구조 등을 듣고는 보증을 서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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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수익금과 연료·사무비·직원 인건비 등 비용을 다 공개하고 남은 돈은 전부 조합원에게 배당합니다. 저희 조합원들은 기존 택시기사 월급보다 70만원 정도 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조합의 경영성과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면 다른 택시 회사도 기사 이탈을 막기 위해 월급을 20만~30만원 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업주들이 자신의 이익만 챙기다가는 사업체가 허물어진다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동조합 택시가 전국적으로 빨리 확산돼야 합니다.”
박 이사장은 현재 부산, 대구, 광주로 협동조합 택시를 확산하기 위해 택시 회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현재 71대에 불과한 택시를 내년까지 1000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택시협동조합 출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택시 기사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1000대 확보, 충분히 달성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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