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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근무 정규직]①[단독]CJ, 재계 첫 전환형 시간선택제 추진

안승찬 기자I 2015.02.26 06:00:00

풀타임↔파트타임 자유로운 전환 가능..기간 제한도 최소화
여성 퇴직 인력 최소화 목적..전일제 근로 중심인 국내 재계에 파장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CJ그룹이 하루 8시간 풀타임(전일제)으로 근무하는 직원이 자유롭게 파트타임(시간제)으로 근무형태를 전환할 수 있는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한다.

출산이나 육아, 학업, 퇴직 준비 등을 이유로 도중에 퇴사하는 인력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2013년부터 경력단절여성 채용에 나선 CJ가 아예 기존 직원의 경력단절 방지쪽으로 방향으로 바꾼 셈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 중에서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하는 곳은 CJ가 처음이다. 재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올해부터 전환형 시간선택제 도입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미 구체적인 시행 방안까지 모두 마련된 상태다. 제도 시행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생각보다 파장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주요 10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우선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도 근로시간을 단축해서 근무할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가 도입돼 있지만 제약이 많다. 만 8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만 신청할 수 있고, 기간이 최대 1년으로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소수다. 지난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한 근로자는 전국에 1100여명에 불과하다.

전환형 시간선택제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와 달리 신청 제한이나 기한이 없고, 훨씬 자유롭게 근무형태를 풀타임이나 파트타임으로 바꿀 수 있는 제도다. 근무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임금도 그에 비례해 감소하지만, 퇴직 없이 정규직을 유지할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일정 시간 이후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다시 풀타임 근무로 전환할 수 있다.

해외는 전환형 시간선택제가 상당히 보급됐다. 네덜란드의 경우 여성 근로자의 70% 이상이 시간제 근로를 택할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네덜란드 여성은 자녀가 생기기 전에 시간제로 근무하는 비중이 38%지만, 첫 아이가 생기면 시간제 근무 선택 비중이 88%로 껑충 뛴다. 둘째 아이가 생긴 이후에도 이 비율은 83% 수준으로 유지된다. 더이상 자녀를 돌볼 필요가 없는 중년 이후 여성의 73%도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출산 이후에도 자신의 일을 계속하려는 여성들의 욕구와 양질의 여성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기업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우리나라 정부도 일자리 창출 등을 이유로 전환형 시간선택제 도입을 독려하고 있다. 전일제 직원을 시간선택제로 전환한 회사에게 전환장려금 등도 지원한다.

CJ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선 아직 제도가 생소하기 때문에 승진이나 임금 문제 등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걱정스러운 부분이 남아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직원들의 수요가 꽤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식품, 유통,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등을 주력으로 하는 CJ그룹은 여성 인력이 비중이 높은 회사다. 2013년을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 중 여성근로자가 63%를 차지한다. 국내 100대 기업의 평균 여성근로자 비중이 33%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용어설명] 전환형 시간선택제 : 기존 전일제 근로자가 육아나 출산, 학업, 퇴직 준비 등을 이유로 근무시간을 자발적으로 줄여서 일하는 제도다. 업무시간이 줄어들면서 비례적으로 임금도 감소하지만, 퇴직 없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본인의 희망에 따라 이후 다시 전일제 근무로 복귀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의 경우 만 8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가 1년간 신청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전환제 시간선택제는 특별한 제약이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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