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LNG선이 유가 약세와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악순환 속에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를 견인할 수 있을까.
올해 첫 거래일이었던 2일 대우조선해양은 전거래일보다 0.54%(100원)오른 1만8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9척을 추가수주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회사 측은 러시아 아말 프로젝트용 아이스클래스 LNG선 5척과 그리스 마린가스 LNG선 2척 그리고 지난 7월 수주했던 초대형 유조선 중 2척이 LNG선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연간 149억달러의 수주를 기록하며 한 해를 마친 것.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19억달러 수주에 그쳤지만 LNG선 34척을 포함해 130억달러를 수주했다”며 “경쟁업체들이 수주부진을 기록한 가운데 나타난 실적인 만큼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황 자체가 좋지 않은 만큼, 대우조선해양 역시 차별성을 가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첫 거래일 3만4900원에 마감한 것과 비교했을 때 현재 주가는 거의 반토막 상태다.
특히 글로벌 유가 약세가 발목을 잡는다.
지난 3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1.6% 내린 53.27달러를 기록하며 일년새 46% 떨어진 가격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멜트다운(대폭락)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배럴 당 30달러선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유가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 여건 저하가 지속될 수 있는 상황.
실제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중순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내리며 이례적으로 등급전망(아웃룩)을 ‘부정적’을 유지한 바 있다. 정민수 한신평 연구원은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존 수주 물량 대부분이 환헷지 돼 있어 단기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이며 부진한 업황과 유가 급락, 중국 조선업계의 기술력 강화 등으로 중기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주 시황 회복 전까지 대우조선해양이 대안이 되겠지만 올해 조선업 전체적으로는 성장보다는 잘 버티는게 중요한 시기”라며 “선수금 공백과 해양 매출 비중 상승으로 재무 비율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