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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줌인]달라진 '韓中외교' 앞장 선 이경재

김현아 기자I 2014.01.19 12:00:30

중국, 외국방송규제 해소에 부정적이다 731부대 만행 규탄 공감
대중국 수출 증가세 속 한중·한미 관계 고민도
10월 ITU 전권회의에서 인터넷 규제 리더십 시험대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친박 4선 의원의 돌파력인가.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일까.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아베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국제사회가 들끓는 가운데,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신문·방송·인터넷 장관들을 두루 만났다.

한류의 거점 중국에서 대한민국의 방송 콘텐츠를 알리기 위해 갔고, 성과도 거뒀다. 방송규제기관(광전총국)과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개방 수준을 확대하자는 논의를 했고, 인터넷 규제기관(인터넷정보판공실)과는 한중 합작 드라마를 만들기로 했다. EBS는 중국중앙텔레비전(CCTV)과 협력 MOU를 맺었고, 인터넷 댓글로 체제 유지에 위협을 느낀 중국은 한국의 선플운동본부와 중국신문 인민일보의 뉴스포털 인민망 간 제휴를 허용하기도 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중앙집권적 통제가 더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류도 마찬가지인데, MBC ‘대장금’의 대성공 이후 중국 정부는 황금 시간대에 해외 방송 프로그램을 못 팔게 했다. 현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후난성TV의 ‘나는 가수다’도 오디션 프로그램 총량규제를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차이푸차오 광전총국 총국장에게 “KBS월드에 중국어 자막이 들어가고, 아리랑TV가 중국서 방영되게 해 달라”고 건의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외국 프로 수입은 별도의 담당 기구가 있으니 그쪽과 협상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회담 내내 차분하던 차이푸차오 총국장이 일본 관동군의 731 생체실험을 비판하며 “중한 양국 국민은 공통으로 유린당한 경험이 있으니 일본의 나치주의에 반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위원장이 “한중 합작 드라마를 만들 때, 먼저 731부대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언급하자, 분위기는 풀렸다.

신용섭 EBS 사장은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려면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수적”이라면서 “(중국과의 관계개선 분위기는)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관계는 더 발전적으로 가고 있다. 차이푸타오 총국장이 ‘독자’라는 중국 기관지에 박 대통령 글이 게재된 사연을 들면서 “박 대통령 글을 보면서 중국 독자들은 그가 정치적으로 성공한 인물일 뿐 아니라, 감수성과 문학적 소양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또한 중국 내 반일 감정 덕분에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CJ(001040) 제품이 중국에서 더 잘 팔리고 있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2013년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1694억 불이라는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냈는데, 중국(홍콩포함)에서만 855.5억 불, 전체 수출의 절반을 올렸다.

다만, 중국의 대국화는 미국의 영향력 축소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마냥 좋은 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미국과의 동맹을 안보의 근간으로 삼는 우리로선 좋든 싫든 중국과의 관계개선만큼이나, 미국의 메시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한국은 오는 10월 부산에서 193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장관이 모이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를 주최한다. 최대 관심사는 인터넷 규제. 미국은 민간 자율로 하자고 하고, 중국은 국가 개입을 강조한다. 이 위원장의 외교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섰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좌)와 차이푸차오 광전총국장(우)이 17일 오전 북경 베이징에 있는 광전총국에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위원장은 차이푸차오 총국장에게 강화도 산 홍삼을 선물했고, 차이푸차오 총국장은 황산영객송(쇠로 만들어 전체가 황금색으로 도금된 소나무)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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