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두산건설(011160)이 건설업 불황 속에서 근근이 유동성 위기를 넘고 있다. 유상증자와 두산중공업의 현물출자, 자산 매각 등으로 현금을 확보하며 위험을 줄였다는 평가다.
그러나 아직 두산건설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건설업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데다 두산건설의 핵심 사업인 ‘위브더제니스’의 입주율, 그룹으로 리스크 전이 등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그동안 그룹의 ‘고민거리’였다.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하며 영업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저하됐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미분양주택을 할인해 분양하며 3894억원에 달하는 대손상각을 인식했고, 지난해에도 추가 할인분향과 사업장에서 예상손실 등을 반영해 7506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2년 연속 영업적자는 당연했다.
올해는 달라진 모습이다. 우선 손실을 미리 반영하다 보니 지난 1분기에는 영업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도 감소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주택사업 관련 PF 우발채무 규모는 5317억원으로 지난해 말 6887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두산 그룹의 1조원 규모 자금 지원도 이어졌다. 두산 그룹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3000억원, 두산중공업의 배열회수보일러(HRSG) 현물출자로 5719억원의 자본을 지원했다. 또한 두산건설은 논현동 사옥 등을 파는 자구노력을 통해 8000억원이 넘는 현금도 챙겼다.
이를 통해 일산 ‘위브더제니스’ 사업장에 공사자금을 원활하게 투입했고 33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와 PF 우발채무 만기가 집중됨에 따라 불거졌던 유동성 위기도 완화됐다.
그러나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 숨어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의 시선도 아직 냉랭하다. 두산건설은 이달 만기도래하는 900억원의 회사채 차환을 위해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물론 ‘BBB’급으로 기관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이 당연하지만 유동성 위기까지 넘긴 상황에서 수요예측이 전량 미매각돼 리테일 시장에서 소화해야 했다.
시장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입주를 시작한 일산 ‘위브더제니스’의 실제 입주율이 건설경기 침체,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 등으로 불투명한 상태기 때문이다.
입주가 진행돼야 잔금을 회수하고 부채를 줄일 수 있는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자금 회수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두산건설에 따르면 위브더제니스의 분양률은 90%를 넘어서며 좋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주택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입주율은 두산건설의 기대만 못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