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량 고객 잡아라..증권사 `패밀리오피스` 엿보니

박형수 기자I 2012.06.24 13:10:00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등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개시
초우량고객을 잡기 위한 증권사 경쟁 치열..현장 중심의 집사형 서비스 등장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증권업계에 초우량고객(UHNWI)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랩 상품을 내놓고 고액자산가 유치 경쟁을 펼치던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앞다퉈 초우량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올해 초 미래에셋증권은 초우량고객과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가문 자산관리와 기업경영 컨설팅을 제공하는 `미래에셋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은 차별화된 지점을 통해 초우량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초우량 고객을 위해 증권사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까.

신영증권이 서울 여의도에서 운영 중인 `APEX 패밀리오피스`를 찾았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패밀리오피스는 180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록펠러 가문과 같이 여러 세대에 걸쳐 엄청난 자산을 축적한 가문들이 패밀리오피스를 두고 자산 운용과 상속 등을 담당하도록 한 것이 시초다.

▲ 여의도 신영증권 별관 10층에 마련된 APEX 패밀리오피스 전경
APEX 패밀리오피스도 기본적으로 집사형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투자를 결정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고객이 투자 결정에 필요한 자료와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APEX 패밀리오피스는 총 15명의 전문가로 이뤄졌다. 신영증권 영업본부장 출신의 RM(릴레이션십 매니저)과 세무·부동산·포트폴리오 등의 전문가가 고르게 배치됐다.

RM은 고객의 투자성향을 파악해 개인에게 맞는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주식과 부동산 투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투자에 대해 법과 세무 행정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항들을 조언한다. 필요에 따라선 신영증권 본사 내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다. 강남이 아닌 본사 내에 패밀리오피스가 있기 때문에 본사 전문가와 협업도 신속하게 이뤄진다.

APEX 패밀리오피스의 고객 중심 서비스는 이미 고객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있다.

동네 부동산에서 처분하기에는 규모가 크고 전문 브로커의 손을 거치기에는 작은 수익형 중소형 건물 처분으로 고민하던 고객이 패밀리오피스의 자문을 구한 적이 있다. 고객은 패밀리오피스 내 부동산 전문가의 조언 덕분에 무사히 매각했다.

매각이 끝나고 난 뒤 건물을 매입한 측에서 패밀리오피스를 찾았다. 고객의 편에 서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패밀리오피스의 서비스 정신에 감탄했다며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건물 매각의 자문을 구한 것.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도 구전 마케팅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 김응철 APEX 패밀리오피스 부장
이날 APEX 패밀리오피스를 소개해 준 김응철 부장은 "패밀리오피스를 찾는 고객들은 다방면에 해박한 전문가보다 투자 결정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를 챙기고, 함께 의논할 수 있는 집사형 전문가를 원한다"고 귀띔했다.

김 부장은 신영증권 입사 전 살로먼스미스바니 증권의 뉴욕 월스트리트 오피스에서 웰스메니지먼트 사업부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김부장뿐만 아니라 APEX 패밀리오피스 팀원 모두 신영증권 안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다.

이들은 고객 방문이 뜸한 시간대를 이용해 꾸준히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모 투자클럽도 APEX 패밀리오피스 팀원들의 고민 속에 탄생한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사모 투자클럽은 비슷한 자산 규모를 갖고 있는 고객들 가운데 투자성향이 유사한 사람들끼리 투자고민을 나누고 실제로 투자도 진행하는 모임이다.

APEX 패밀리오피스 방문 당일에도 사모 투자클럽 모임이 있었다. RM이 부동산 관련 자료를 고객들에게 브리핑하고 고객들은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모임을 하다보면 고객들이 뜻을 모아 사모 형식의 투자를 결정하기도 한다. 이때 RM은 법률 검토부터 시작해서 투자 관련 제반사항을 확인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김 부장은 "고객과 증권사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제 걸음마 수준의 패밀리오피스 시장에서 신영증권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APEX 패밀리오피스 내 미팅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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