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야후, 구글 못따라 잡는다"

정영효 기자I 2008.02.03 19:05:27

MS의 야후 인수제의에 비관론 확산
"시장점유율·인수가격 등 거래조건 불만족"
"유럽·남미의 MS+亞의 야후는 괜찮은 결합" 분석도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700억달러의 자산을 굴리는 펀드 매니저 제인 스노렉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후를 상대로 446억달러 규모의 인수를 제의한 지난 1일(현지시간) MS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스노렉 매니저는 "이번 거래가 MS와 야후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심한 거래"라고 말했다. 이날 MS의 주가는 일일 기준으로 2006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인 6.6% 하락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MS가 야후 인수를 제의한 데 대해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관론의 주를 이루는 것은 MS가 야후를 합병한다하더라도 여전히 인터넷 검색 엔진의 절대 강자 구글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뉴욕 소재 캔어코드 애덤스의 콜린 질리스 애널리스트는 "야후를 인수한 이후에도 MS의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사업부를 결합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볼티모어 소재 하디스티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데이브 스테퍼슨 펀드 매니저도 "야후는 이미 구글과의 경쟁에서 엄청나게 고전하고 있었다"면서 "MS와 짝을 이룬다고 해서 구글을 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인수를 주도한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 본인 스스로도 2006년 7월 "MS보다 우수한 품질을 가진 업체는 구글 뿐"이라며 "야후를 인수하는 것이 MS의 검색 엔진 사업부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 업계의 차세대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각광받고 있는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도 MS와 야후의 위세는 구글에 비해 초라하다. 현재 구글의 미국 인터넷 광고시장 점유율은 56%로 야후와 MS의 18%, 14%를 두 배 가량 압도하고 있다.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MS는 야후의 인수 가격을 지난달 31일 종가에 62%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31달러(총 446억달러)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하디스티 캐피털의 스테퍼슨 매니저는 "믿기 힘들 정도로 비싼 가격"이라며 "차라리 사업 영역을 늘릴 수 있는 보다 작은 규모의 업체를 사들이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MS가 60억달러 이상의 대형 인수합병(M&A) 거래를 경험한 적이 없다는 지적과 반독점당국의 조사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야후 인수를 통해 MS가 구글 추격의 불씨를 당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견해도 존재한다.

뉴욕 소재 블랙록의 로버트 돌 글로벌 주식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MS가 제대로만 운영한다면 매우 훌륭한 거래가 될 수 있다"며 "공은 MS 진영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기관 컴스코어의 밥 어빈스 부회장도 "MS는 유럽과 남미에서 인기가 있는 반면 야후는 아시아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는 납득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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