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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칼 빼든 농협`..계열사 사장공모제 추진

안승찬 기자I 2008.01.18 08:19:48

농협맨 채워지던 관행 벗고 공모방식 CEO 선임 검토
NH증권, 농협유통 등 임기만료 사장 연임 여부 관심

[이데일리 안승찬 백종훈기자] 농협이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그간 농협중앙회 출신 인사들이 맡아오던 농협 계열사 사장직을 공모방식으로 뽑는 방안을 추진한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 농협 개혁안의 하나로 20여개가 넘는 계열사 사장을 기존의 추천방식이 아닌 공모방식으로 선임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그간 농협의 계열사 사장 자리는 대부분 농협 중앙회에서 내려가는 소위 '낙하산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형식적으로는 중앙회의 3개부분 각 대표가 추천한 인물을 계열사 이사회에서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지만, 추천된 인물이 거부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농협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농협 계열사 사장 선임을 보다 투명하게 바꿔야한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를 발탁하기 위해 공모제를 검토중이고 언제부터 적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남영우 NH투자증권 사장. 남 사장의 임기는 내달 24일 만료된다.
이같은 농협의 개혁 드라이브는 지난해말 새로 취임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16일 농협경북지역본부를 방문해서도 "최근 농업과 농협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새정부 출범에 즈음해 농협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시점"이라며 "버릴 것은 버리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협이 계열사 사장 선임을 공모방식으로 전환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현재 계열사 사장단의 연임 여부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NH투자증권과 NH-CA자산운용, 농협물류 등 22개 자회사 대부분이 농협 출신 CEO(최고경영자)로 채워져 있다.

특히 내달말 임기가 만료되는 남영우 NH투자증권(016420) 사장과 이승우 농협유통 사장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다.

▲ 하나로마트로 유명한 농협유통의 이승우 사장
지난 2006년 2월 NH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오른 남 사장은 30여년간 농협에 몸담은 정형적인 '농협맨'으로 꼽히는 인물. 남 사장은 농협의 증권업 진출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2년여에 걸친 인수협상을 이끌며 NH투자증권의 초대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남 사장과 같은 시기에 농협유통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승우 사장 역시 35년 동안 농협에 근무한 '농협맨'으로, 농협 공판장과 유통센터를 두루 거쳤다. 업계에서는 농산물 유통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남 사장의 경우 역사가 짧은 NH투자증권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인 만큼, 내부에서도 아까운 인재라는 평가가 많다"며 "농협에서 사장 공모제를 언제부터 실시하게 될 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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